트럼프 “한미 FTA 마무리 가까워져”… ‘협상 진행중’ 강조

조은아 기자

입력 2018-04-11 03:00 수정 2018-04-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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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마무리’ 발언과 대조
美, 추가조건 요구할 가능성… 무역전쟁 피해 美농민 보상 약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에 대해 “우리는 한국과의 끔찍했던 합의를 마무리하는 데 가까워졌다. 갈 길이 멀지만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앞서 2일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FTA 개정 협상이 마무리됐다”고 공식화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한미 FTA는 일자리 20만 개를 우리에게 주기로 돼 있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미 FTA는 한국에 20만 개의 일자리를 줬다”고 말했다. “우리는 일자리를 잃었고 그것은 끔찍한 합의였다. 우린 재협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한미 통상 당국은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측에서 “환율 관련 협의를 FTA와 연계해 협상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한미 FTA 개정에 대해 “북한과의 합의가 이뤄진 이후로 (협상 타결을) 미룰 수 있다. 이것이 매우 강력한 (협상) 카드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측이 한미 FTA 관련 실무 협상에서 또 어떤 요구 조건을 들고 나올지 안심하기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은 최근 고조되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우방들에 중국 압박에 동참할 것을 직간접으로 요구하고 있다. 한미 FTA를 볼모로 한국에 중국 압박을 요구하거나, 중국 압박을 주저하는 한국에 한미 FTA 추가 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한미 FTA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한미 FTA를 계속 언급하면서 이런 발언이 나오는 것 같다. 큰 틀에서 합의가 됐기 때문에 미국이 뭔가를 더 요구하긴 힘들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중국의 무역공격에 취약한 미국 농업인들에게 보상을 약속했다. 그는 “농업인들은 이 일(무역전쟁)이 나라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보상할 것이며, 마침내 그들은 지금보다 훨씬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은 농무부에 미국 농업인 보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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