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학을 달린다]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췌장암, 폐암… 치료 어려운 암에 더 강하다

동아일보

입력 2018-04-04 03:00 수정 2018-04-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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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전이암 치료 성적 뛰어나 5년 상대생존율 국내 최고 수준
췌장암 26%, 폐암 34.7% 기록
개원 10년… 국가대표 암병원 성장, “암 환자에 희망 주는 병원 될 것”


양성자센터 의료진이 치료를 앞둔 환자 상태를 살피고 치료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제공
《최근 병원들마다 심장 및 뇌혈관 전문센터나 암전문병원 등을 통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모든 질환을 다 보는 종합병원 개념으로는 국경 없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 이에 부합하는 첨단의료시설에 대한 투자는 필수인 셈이다. 각 대형병원들이 내세우고 있는 특성화 병원에 대해 상세히 알아봤다.》


2008년 개원한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은 17개 전문센터, 728병상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치료가 어려운 암에서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삼성 암병원)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같은 암이라도 생존율이 낮다고 알려진 원격 전이암에서 뛰어난 치료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개원 10주년을 맞은 삼성 암병원이 국내 대표 암 치료기관으로 불리는 이유다.

삼성 암병원은 2011∼2015년 병원에서 치료받은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을 분석했다. 5년 상대생존율은 암 환자가 5년 동안 생존할 확률을 암 환자와 동일한 성별과 나이인 일반인과 비교한 것이다. 가령 상대생존율 100%라면 일반인 생존율과 동일한 것을 의미한다.

병원은 분석의 정확도와 공정성을 위해 국가암정보센터가 가장 최근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와 같은 기준, 같은 방식을 사용했다. 그 결과 삼성 암병원은 암 중에서도 치료가 까다로운 원격 전이암에서 5년 상대생존율이 국내 평균을 훌쩍 뛰어넘었다.

원격 전이암이란 암이 최초 발생한 부위에서 멀리 떨어진 장기까지 퍼진 상태를 말한다. 암 환자들에게는 4기암으로 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 적다. 치료를 하더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삼성 암병원은 난치암의 대표격으로 불리는 췌장암에서 괄목할 만한 치료 성적을 거뒀다.

췌장암, 폐암 등 치료 어려운 암에서 생존율 높아

삼성 암병원의 원격 전이 췌장암 5년 상대생존율은 26%에 달했다. 국내 평균은 2%다. 무려 13배나 높다. 이뿐만 아니라 국한암에서도 국내 평균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국한암은 발생한 부위에 머물러 있는 상태로 전이가 안 된 암을 뜻한다. 국한암의 경우 삼성 암병원의 5년 상대생존율은 86.1%다. 국내 평균은 34.5%에 불과하다. 암이 주변 림프샘을 침범한 국소암의 5년 상대생존율도 40.2%에 달했다.

폐암에서도 삼성 암병원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폐암 5년 상대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원격 전이암의 경우 34.7%를 기록했다. 국한암은 97.4%로 100%에 가까웠고, 국소암도 77%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밖에도 전립샘(선)암(78.2%), 유방암(62.3%), 대장암(48.2%), 신장암(42.5%), 위암(16.1%), 간암(9.9%) 등 나머지 암에서도 각각 국내 평균을 크게 앞섰다.

삼성 암병원은 80세 이상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이 99.6%에 달해 고령 암 환자 치료에도 강점을 보였다. 대개 이 나이대 환자들은 치료 자체가 환자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어 치료를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삼성 암병원에서는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본인의 기대 수명에 최대한 가깝게 살 수 있다. 고령 암환자 개개인별로 그에 맞는 치료법을 제시할 만큼 임상경험이 풍부하고, 양성자 치료처럼 환자 부담을 최소화한 다양한 치료선택지를 갖춘 덕분이다.


다학제 협진실에서 간암 치료를 담당하는 진료과 교수들이 환자에게 치료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암 환자 수도 증가 추세

이처럼 어려운 암 치료에 집중하면서 삼성 암병원을 믿고 찾는 환자들의 발걸음도 늘었다. 삼성 암병원에서 등록한 신규 암 환자는 2008년 1만9468명에서 2016년 2만4517명으로 25.9%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암 환자가 21만여 명 수준(2015년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암 환자 10명 중 1명 이상이 삼성 암병원을 찾는 셈이다.

특히 타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받기 위해 삼성 암병원을 선택한 환자는 2008년 7002명에서 2016년 9176명으로 31% 늘었다. 또 다른 병원에서 암을 진단받고 첫 치료까지 받은 상태에서 삼성 암병원을 찾은 환자도 3097명에서 4545명으로 46.7% 상승했다.

유방암 수술을 마친 남석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이 “국내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 폐암, 유방암, 전립샘(선)암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투자하겠다”는 미래 계획을 밝히고 있다.
남석진 암병원장은 “지난 10년간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병원이 되도록 모든 의료진과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2008년 개원한 삼성 암병원은 지상 11층, 지하 8층 연면적 11만 m² 규모의 독립된 치료 공간을 갖고 있다. 총 병상수는 655개로 개원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였다. 현재 17개 전문센터를 운영하며 연간 총 진료 환자가 53만여 명에 이른다. 한 해 1만여 건의 수술이 삼성 암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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