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IT] 급성장하는 에듀테크, 공무원시험 모의고사 점수 비교해보니

김성규기자 , 신동진 기자

입력 2018-04-02 18:09 수정 2018-04-0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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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유니타스 제공
ST유니타스 제공
ST유니타스 제공

교육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는 ‘에듀테크’가 핀테크(금융+IT)를 이을 신산업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교육에 인공지능(AI)이나 증강현실(AR) 등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많아지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공무원시험 교육 서비스 ‘공단기’를 비롯해 ‘스카이에듀’, ‘영단기’ 등을 운영하는 국내 에듀테크 기업 ‘ST유니타스’는 지난달 18일 공무원시험 중 국어, 영어, 한국사 과목을 대상으로 모의고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11월에 모의고사를 치렀던 학생 200명을 둘로 나눠 한 쪽은 자사의 AI 교육 서비스 ‘스텔라’를 이용해 학습하게 하고, 나머지는 일반 교육을 진행했다.

그 결과 두 집단 모두 점수는 크게 올랐지만, 스텔라를 이용한 학생들의 점수가 더 많이 올랐다. 일반적인 모의고사를 치렀던 11월에는 두 집단 모두 세 과목을 합쳐 점수차가 1점도 안 났지만, 이번에는 4.33점 차이가 났다. 점수 변화가 크지 않은 상위권 학생들과 시험 열의도가 비교적 낮은 하위권 학생들을 제외하고 중위권 학생 50명만 대상으로 분석하자 차이는 더 커졌다. 국어 2.8점, 영어 2.59점, 한국사 4.9점을 합쳐 총 10.29점의 차이가 났다. ST유니타스 측은 “세 과목에서 10점 차이는 당락을 충분히 가를 수 있을 만한 수준”라며 “1세대 사교육이 학원, 2세대가 인강(인터넷 강의)이었다면 3세대는 AI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설명했다.

스텔라는 ST유니타스가 1월 내놓은 AI 교육 서비스로, 오답노트처럼 학생이 자주 틀리는 문제를 분석해 개인별 취약점을 개선해주는 ‘약점 보완 서비스’와 시험에 출제될 것으로 예측되는 문제를 미리 제시해주는 ‘출제 예측 서비스’ 기능이 있다. 서비스 제공을 위해 회원들의 학습이력 30만 건과 공무원 시험 문항 6만 건에 달하는 빅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해 틀릴 것으로 예측되는 문제와 유형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돕는다. 고려시대 경제사 관련 문제를 자주 틀리는 학생이 있다면 관련 문제를 계속 제시해주는 식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허선효 씨는 “잘 아는 부분을 불필요하게 다시 보는 일이 줄었고, 오답노트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돼 편하다”고 말했다.

ST유니타스는 AI를 통한 교육의 효용이 검증됐다고 보고 다음달부터 서울 노량진에 있는 공단기 학원에서 ‘스텔라 학습반’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어 6, 7월경 행정법과 행정학 등 공무원 응시 과목에 확대 적용하고 어학, 대학입시,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EET)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입시나 성인 교육뿐만 아니라 유아와 어린이 교육에서도 IT가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카카오 유아동 교육플랫폼인 카카오키즈는 한솔교육과 손잡고 아동교육전문 태블릿인 ‘카카오키즈 한솔교육탭’을 출시했다. 아이들이 AI를 기반으로 추천된 숨바꼭질, 꾸미기 등 다양한 놀이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네이버 파파고는 2월 유아용 단어학습 콘텐츠 ‘파파고 키즈’를 출시했다. 3~7세 사이의 아이들이 동물, 과일, 숫자 등 총 9개 주제별로 구성된 100여 종의 단어 카드를 통해 외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카드형 콘텐츠 서비스다. 이동통신사들도 자사 AI 스피커 및 인터넷TV(IPTV)를 통해 유명 어학원들과 연계한 영어(회화) 교육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학습지 시장에서도 에듀테크 바람이 거세다. 교원그룹의 ‘스마트 구몬’은 스마트펜으로 종이 교재에 직접 문제를 풀면 태블릿PC에 기록돼 학습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푼 문제는 실시간으로 교사에게 전송되고 다음날까지 피드백을 받아볼 수 있다. 윤선생은 AR을 활용한 색칠 책을 선보였다. 직접 색칠한 캐릭터 그림에 애플리케이션을 비추면 화면 안에서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며 주요 단어와 영어 표현을 학습한다. ‘핑크퐁 상어가족’으로 유명한 ‘스마트스터디’나 머신러닝 기반의 맞춤형 수학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리(KnowRe)’ 등 스타트업들도 100억 원 안팎의 투자를 유치해 중국과 미국 등 해외로 진출한 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에듀테크 분야에서 2000억~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이 이미 여러 개 등장했다. 중국 온라인 영어학습 플랫폼 ‘아이튜터그룹’이나 수강생만 100만 명이 넘는 ‘위안푸다오(¤輔導)’, 미국에서 학교 교육을 비롯해 기술, 스포츠 교육 등을 제공하는 ‘에버파이(EverFi)’, 여러 기관과 계약해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핫초크’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글로벌인더스트리애널리스츠(GIA)는 2022년 세계 이러닝 시장이 2415억 달러(약 255조 원)로 지난해 1629억 달러보다 48.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신동진 기자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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