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에 지친 청춘… 1년후 내게 보내는 손편지

구특교 기자

입력 2018-03-30 03:00 수정 2018-03-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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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 ‘공감힐링 존’ 마련
심리상담-건강검진 코너 등 눈길


“맡은 일도 열심히 하고, 특히 그동안 도움만 주신 부모님께 용돈도 많이 드리라는 내용을 썼어요.”

2018 청년드림 잡 페스티벌에는 구직활동에 지친 청년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공감힐링 존’도 마련됐다. 1년 후의 자신에게 손편지를 직접 쓰는 ‘느린 우체국’ 부스를 찾은 동일여자상업고 3학년 한혜빈 양은 ‘어떤 내용을 썼느냐’는 질문에 “1년 후의 나는 어엿한 직장인이 돼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한 양은 꼼꼼히 적은 엽서를 우체통에 넣었다.

느린 우체국을 비롯해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는 문구를 캘리그래피로 엽서에 써 주는 ‘마리레터’, 일산서구보건소 직원들이 혈당과 혈압 측정, 건강 상담을 해 주는 ‘청년건강지킴’ 부스 등이 마련됐다. 올해 하반기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우가영 양(19)은 ‘흔들리지 않고/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다 흔들리며 피었나니’라는 시구를 캘리그래피로 만들었다. 그는 “구직 활동이나 일을 하면서 지칠 때마다 이 엽서를 꺼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기 자신을 성찰할 시간조차 없는 청년 구직자들을 위한 심리 상담 부스도 인기를 끌었다. ‘컬러로 알아보는 진로’ 부스에선 상담사들이 컬러에 담긴 의미를 분석해 알맞은 직업을 추천해줬다. 상담사로 나선 ‘더하다디자인연구소’ 박성욱 씨는 “빅데이터를 통해 증명된 심리학적 방법으로 자신도 모르던 적성, 꿈을 깨우쳐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정철 씨(24)는 “실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내가 택한 컬러에서 추천하는 직업이 창업이라 깜짝 놀랐다. 신기했고 나에게 맞는 직종을 고르는 데 참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고양=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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