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불확실성 커져… 실적 위주 보수적 투자를”

박성민 기자

입력 2018-03-26 03:00 수정 2018-03-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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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무역전쟁 이후 증시 전망

세계 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이 전면적인 무역전쟁에 나서면서 미국 뉴욕증시가 이틀째 급락하는 등 국내외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주에도 글로벌 증시는 주요 2개국(G2)의 무역전쟁의 후폭풍으로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3일(현지 시간) 전날보다 1.77% 떨어진 23,533.20에 장을 마쳤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충격으로 724포인트가 하락한 데 이어 이틀 동안 1150포인트가 빠졌다.

다우지수 23일 종가는 지난해 11월 22일 23,526.18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지수 등 3대 지수는 지난주에 2016년 1월 이후 주간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럽 증시도 미중 무역전쟁의 공포를 비켜가지 못했다. 독일 DAX30지수는 1.77%, 프랑스 CAC40지수도 1.39% 떨어졌다.

이에 앞서 장을 마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도 23일 각각 3.18%, 4.81% 빠지는 등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파로 홍역을 앓았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악재가 단기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를 짓누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미국 증시가 크게 하락했을 때처럼 변동성 지수가 치솟을 때 알고리즘 매매로 나오는 물량이 미국 뉴욕증시를 끌어내릴 우려가 있다”며 “단기적으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져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전쟁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치명적인 악재다. 수출 부진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면 증시에도 고스란히 충격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통상 정책이 북핵 리스크처럼 국내 증시의 고정적인 하락 요인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번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기 전에 봉합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 등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두 나라 모두 경제에 치명타를 가져올 최악의 시나리오는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미국 국채를 팔거나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는다면 증시는 서서히 반등을 준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국 보호무역 조치들은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국내용 이벤트이고, 중국을 상대로 전면적인 무역전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내 경제 불안 우려를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대화 등 한반도 이슈로 국면 전환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1분기(1∼3월)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될 종목과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 상승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재홍 센터장은 “하락 폭이 큰 우량주는 다시 고점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무리하게 주식 비중을 높일 필요는 없지만 알짜 종목을 저가 매수하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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