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에서 학비까지… “가상통화 받아요”

김성모기자

입력 2018-03-20 03:00 수정 2018-03-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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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대상서 결제수단으로 확장


비트코인 등의 가상통화가 투자 수단에서 결제 수단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가상통화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현금이나 카드 대신에 가상통화 결제를 도입하는 음식점, 숙박업소 등의 소매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해외에서는 글로벌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를 비롯해 가상통화를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 결제 수단으로 발 넓힌 비트코인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은 최근 숙박업소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여기어때’와 제휴를 맺었다. 상반기(1∼6월) 중으로 여기어때에 등록된 숙박업소 5만 곳에서 가상통화 12종으로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빗썸은 소셜커머스 ‘위메프’와도 손잡았다. 위메프의 간편 결제 시스템에 가상통화 결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가상통화에 관심이 많은 개인사업자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가상통화 결제에 나선 것이다.

해외에서도 가상통화 결제를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가 가상통화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최대 전자결제업체 ‘페이팔’도 비트코인 결제를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존 레이니 페이팔 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비트코인은 미래 주요 결제 수단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초에는 아마존이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채택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해외 중소형 온라인업체들은 더 적극적이다. 미국 온라인 소매업체 ‘오버스톡’은 지난해 8월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대시, 모네로 등의 결제를 허용했다. 미국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와 캐나다 쇼핑몰업체 ‘쇼피파이’도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했다. 미국 샌드위치 체인업체 ‘서브웨이’에서도 비트코인으로 샌드위치를 사먹을 수 있다.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 대형 여행사 ‘HIS’는 지난해 9월 비트코인으로 여행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했다. 백화점을 보유한 마루이그룹은 가상통화로 결제할 수 있는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은 가상통화 ‘라쿠텐 코인’을 직접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 세금, 등록금 납부도 코인으로

해외에서는 대학 등록금부터 세금, 기부금까지 가상통화로 결제할 수 있는 대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키프로스의 최대 사립대인 니코시아대와 독일의 일부 대학은 비트코인으로 등록금을 받고 있다. 해당 학교 측은 “학생들이 송금, 환전 등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정부는 현재 부동산 세금을 비트코인으로 받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유니세프 파리 지사와 일부 비정부기구는 비트코인 기부금을 받고 있다. 세계 4대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지난해 12월 홍콩 사무소의 자문비를 비트코인으로 받을 수 있게 허용했다.

사치품도 비트코인의 결제 영역으로 들어왔다. 지난달 미국 요트업체 ‘데니슨 야팅’은 마이애미 요트쇼에서 신형 요트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 트론 등 다른 가상통화로도 구매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말리부 해변에 있는 836m² 규모의 고급 주택이 4500만 달러(약 480억 원)에 매물로 나왔다. 당시 집주인은 “집값을 비트코인으로도 받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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