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통령 ‘양띵’ TV에 떴다” 초등생들 술렁

김민기자

입력 2018-03-15 03:00 수정 2018-03-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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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의 극장판 애니 소개 프로 ‘애니띵tv’ 진행 맡아



“초통령 ‘양띵’이 왔다!”

중장년층은 이 말에 어리둥절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초등학생에게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장래희망으로 꼽힐 정도로 인기다. 그런 크리에이터 중에서도 ‘톱’으로 꼽히는 양띵(본명 양지영·27)과 그의 크루 삼식(본명 한승준·23)을 13일 경기 수원시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정성껏 편지를 보내주는 팬들이 정말 많아요. 일부 팬들은 방송을 시청한 지 1500일 되는 날이라며 기념일 챙기듯 편지를 보내 감동 받았죠. 그런데 한 팬이 명품 립스틱을 보내줘 충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가 어릴 땐 300원짜리 ‘방방’(트램펄린) 타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러다가 의미가 변질될 것 같아 그 후 선물을 받지 않기로 했어요.”

양띵은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메인으로 제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양띵 유튜브’와 액체괴물 제작과 먹방, 여행을 위주로 하는 ‘양띵의 사생활’ 등 2개 채널을 운영한다. 각각 팔로어 수가 178만 명, 89만 명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1일 공개한 ‘MCN 브랜디드 콘텐츠 광고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크리에이터 중 최상위 그룹인 ‘대도서관’, ‘양띵’, ‘김이브’ 등의 연간 수입은 5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2007년 아프리카TV BJ로 활동을 시작한 양띵의 ‘크루’는 삼식을 포함해 8명. 양띵은 크루와 함께 지난해 KBS 어린이 프로그램 ‘ㅋㄷㅋㄷ 코딩TV’에 이어 케이블TV VOD의 극장 애니메이션 큐레이션 프로그램 ‘애니띵tv’의 진행까지 맡으며 TV 방송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초등학생들은 왜 이렇게 양띵에게 열광할까. 두 사람이 스스로 꼽은 인기 비결은 ‘솔직함’이다. 양띵은 “크루들의 가족 같은 분위기가 가장 큰 장점”이라며 “방송이라기보다 팬들도 함께 즐긴다는 느낌을 주려 ‘참여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식은 “원래 밖으로 잘 안 다녀서 방송 2주 동안 같은 옷을 입었더니 팬들이 옷 2, 3벌을 선물해줬다”면서 “요즘엔 그 옷들만 돌려 입고 있다. 그런 친근함과 편안함이 무기”라며 웃었다.

촬영 현장에서 양띵과 삼식은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도 쉴 새 없이 웃고 수다를 떨었다. “처음에는 각자 집에서 온라인에 접속해 게임 속에서 만나는 영상을 캡처해 화면을 편집했죠. 이제는 각자 컴퓨터의 셀프 캠을 켜서 얼굴 영상도 찍고, 다 함께 모여 있는 모습을 찍어주는 전담 직원도 생겼어요. 역할의 경계 없이 협업을 해 더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아요.”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다 TV 방송에 출연한 느낌은 어떨까. “정해진 절차가 많아서 신기했어요. 우리는 편집하던 친구가 카메라도 들고 출연도 하는데, 방송국은 촬영과 기획, 진행 등 자기만의 분야가 나눠져 있더라고요. 모든 게 절차에 따라서 이뤄져서 ‘사회생활을 하는 느낌’이에요, 하하.”

고민도 없지 않다. 자신들의 편안하고 꾸밈없는 캐릭터를 TV 방송에서 어떻게 풀어낼지가 숙제다. 양띵은 “촬영은 워낙 오래전부터 해서 떨리거나 어렵진 않다. 다만 온라인에선 허술한 것도 재미로 받아줬는데 TV에선 단점일 수 있어 어떻게 고쳐 나갈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TV든 온라인이든 촬영 환경이 다를 뿐 출연하는 마음은 같아요. 사실 인터넷 방송은 ‘저급하다’는 오랜 편견이 있잖아요. 생각보다 세상의 인식이 빨리 바뀌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TV에서도 오랜 팬들이 서운하지 않도록 본업에 충실할 겁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모두 예뻐해 주세요!”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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