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필 미켈슨, WGC 멕시코 챔피언십 품다
고봉준 기자
입력 2018-03-05 15:00 수정 2018-03-05 15:06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노장의 힘은 빛이 바라지 않았다. 48살 베테랑 골퍼 필 미켈슨(미국)이 4년 8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통산 43승째를 올렸다.
미켈슨은 5일(한국시간) 멕시코 차풀테펙 골프클럽(파71·7330야드)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총상금 1000만 달러·한화 약 108억원) 최종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까마득한 후배 저스틴 토마스(25·미국)와 연장승부 끝에 활짝 웃었다.
1년에 네 차례 열리는 WGC 시리즈는 PGA 투어 4대 메이저대회 못지않은 경연장으로 손꼽힌다. 출전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100여명이 넘게 참가하는 다른 대회와 달리 WGC 시리즈에선 세계랭킹 상위 50명과 PGA~유러피언~아시안~일본~호주~남아공 투어 상금랭킹 상위 2명씩만이 출전할 수 있다. 여기에 4개 대회 모두 총상금이 1000만 달러 가량에 이르러 WGC 시리즈는 또 다른 PGA 메이저대회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유인책 덕분에 이번 멕시코 챔피언십에서도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한데 모였다. 세계랭킹 1~3위를 형성하는 더스틴 존슨(34·미국)과 욘 람(24·스페인), 저스틴 토마스가 1라운드에서 한 조에 편성되는 등 빼어난 스타 선수들이 자웅을 겨뤘다.
우승 경쟁 역시 치열했다. 인도 출신의 무명 골퍼 슈반카르 샤르마(21)가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며 스타 탄생을 예고하는 듯 했지만, 4라운드에서 미켈슨과 토마스가 거침없는 버디 행진을 이어가며 선두자리로 치고 나왔다. 최종승부는 결국 연장에서 가려졌다. 17번 홀(파3)에서 열린 연장 첫 홀에서 토마스는 티샷이 그린 위를 넘어가며 보기에 그친 반면, 미켈슨은 파를 지키면서 트로피와 상금 170만 달러(한화 약 18억원)를 거머쥐었다. 2013년 7월 브리티시 오픈 이후 4년 8개월만의 정상 등극이다.
한편 수준급 선수들의 멕시코 챔피언십 출전으로 경쟁구도가 다소 약해진 유러피언투어 츠와니 오픈에선 최진호(34)가 5언더파 279타로 29위에 올라 최근 3개 대회 만에 3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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