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진화한 폰카… ‘갖고 노는 즐거움’이 커졌다

삼성전자, MWC 개막 앞두고 갤럭시 S9 공개

삼성전자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이 25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S9 언팩(공개 행사)\'에서 갤럭시 S9와 S9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아홉 번째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가 마침내 공개됐다. 카메라를 ‘갖고 노는 즐거움’이 한껏 커진 것이 특징이다. 25일(현지 시간) 삼성전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개막 하루 전 공개 행사를 열고 새로워진 갤럭시 S9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9에서 유독 ‘카메라’에 집중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통의 언어’가 말이나 글에서 사진·동영상 등으로 바뀐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Visual Communication)이 키워드로 떠오르는 것. 삼성전자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은 “갤럭시 S9 시리즈는 말이나 글보다 사진과 동영상으로 메시지와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며 “모든 순간을 특별하게 해주는 경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갤럭시 S9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 엄지로 가장 먼저 건드린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도 ‘카메라’였다. △찰나의 순간을 느린 화면으로 잡아주는 슈퍼 슬로 모션 △사람 얼굴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주는 증강현실(AR) 이모지(디지털 그림문자) △번역, 정보 제공 등 업그레이드된 빅스비 비전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어주는 저조도 사진촬영 등 총 네 가지 갤럭시 S9 핵심 기능이 모두 카메라 앱에 담겨 있었다.

동영상을 촬영할 때 피사체 움직임이 활발한 0.2초 동안 수백 장의 사진을 찍어 6초 정도의 느린 화면으로 보여주는 ‘슈퍼 슬로 모션’ 기능은 단연 인기였다. 물 한 방울이 잔잔한 수면 위로 떨어져 왕관 모양으로 퍼지듯 전에는 광고나 실험 TV프로그램 속에서나 보던 실험 영상을 S9으로 누구나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체육대회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아이, 어느 순간 뛰어오르는 개구리 등 찰나의 순간을 선명하게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작 S8에서 처음 적용됐던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도 새로워졌다. 카메라 앱을 열고 빅스비를 실행하니 실시간 번역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갤럭시 S9으로 ‘호텔 주변 정보’라는 단어를 비추니 1초 남짓한 시간 뒤 ‘Around the hotel’이라고 화면 속 글씨가 변했다. ‘맥도날드’라는 단어를 비추니 ‘McDonald‘s’라는 정확한 상호명으로 변환됐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영어뿐 아니라 스페인어로 쓰인 음식점 메뉴판 및 표지판도 정확히 번역해냈다. 빅스비 비전은 총 54개 언어를 인식해 104개로 번역해줄 수 있다. 데이터만 연결돼 있으면 갤럭시 S9 이용자는 해외여행 중 음식 메뉴판이나 표지판 내용을 알고 싶을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손글씨 인식률은 떨어졌다. ‘카메라’라는 단어를 A4 용지에 깔끔하게 쓴 뒤 영어로 번역을 시키자 ‘카Mera’라는 다소 엉뚱한 답이 나왔다. S9 공개 행사 뒤 삼성전자 체험장 곳곳에서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용자가 자신의 얼굴을 기반으로 이모지를 만들 수 있게 한 ‘AR 이모지’ 때문이다.
　


▼ 저조도 촬영 기능… 어두운 방안의 빨간꽃도 선명하게 ▼

얼굴로 자신만의 생기 넘치는 애니메이션 이모티콘 만들기에 나선 이용자들을 겨냥해 새롭게 선보인 기능이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얼굴을 바탕으로 만든 그림문자에 얼굴·머리색, 머리 모양, 안경 등 액세서리를 선택해 총 18개의 이모지 스티커를 만들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먼저 선보인 애니모지는 iOS11이 적용된 아이폰X의 메시지 앱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 AR 이모지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메신저 등 메신저 서비스에서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갤럭시 S9 카메라에는 F1.5렌즈와 F2.4렌즈를 탑재했다. 이 덕분에 1m 거리에서 촛불 한 개가 내는 밝기를 나타내는 1럭스(lux) 환경에서도 깨끗하고 선명한 사진을 찍었다. 실제 갤럭시 S8와 S9으로 어두운 방 안에서 같은 사진을 찍어 보니 S8 사진에서 어두운 영역에 있던 빨간색 꽃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등 차이가 났다.

갤럭시 S9, S9 플러스는 미드나잇 블랙, 타이타늄 그레이, 코랄 블루, 라일락 퍼플 등 총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국내에서는 28일 곧바로 예약판매가 시작된다. 3월 9일 정식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는 3월 16일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바르셀로나=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