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아닌 침실을 팝니다” 시몬스 갤러리의 꿀잠 유혹

배미정 기자

입력 2018-02-05 03:00 수정 2018-02-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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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수원에 6번째 갤러리

시몬스 갤러리 논현점의 ‘헤리티지 앨리’와 ‘테크니컬 존’에서는 시몬스 브랜드의 약 150년 역사와 기술력을 체험할 수 있다(위쪽 사진). 시몬스 갤러리 해운대는 부산의 관광명소인 달맞이길에 자리 잡고 있다. 갤러리 외관 정면의 ‘파란 대문’과 오션뷰의 테라스를 갖춘 침실 룩은 해운대 바다의 시원하고 여유 있는 감성을 담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객들에게 사진 촬영하기 좋은 장소로도 유명하다. 한국 시몬스 제공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몬스의 브랜드 체험 공간인 ‘시몬스 갤러리’가 주목받고 있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철학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수면 컨설팅 등 고객별 맞춤 서비스를 체험하게 해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특성을 감안한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여 브랜드 체험 공간이 관광 명소로 부상한 사례도 있다.

안정호 대표가 이끄는 한국 시몬스는 상품을 일방적으로 진열해놓은 기존 매장 콘셉트에서 벗어나 고객들이 브랜드의 가치와 특징, 장점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올해 리뉴얼한 논현점 갤러리는 주말 평균 120팀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부산, 분당, 해운대, 울산점 등 5곳의 시몬스 갤러리도 체험 마케팅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시몬스는 올 3월 경기 수원에 시몬스 갤러리를 새로 여는 등 체험 매장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시몬스 갤러리의 독특한 공간 마케팅은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2016년 7월 선보인 시몬스 최상위 매트리스 컬렉션인 ‘뷰티레스트 블랙’은 작년까지 매출 150억 원을 기록해 프리미엄 침대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부상했다. 시몬스 갤러리를 통한 고객 경험과 입소문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성과 창출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몬스 갤러리의 특징과 성공 요인을 고객 경험관리 관점에서 분석했다.


○ 브랜드 역사와 철학을 담은 침대 박물관 구현


시몬스 갤러리는 브랜드 고유의 역사와 철학을 담은 브랜드 콘텐츠를 전시해 일반 가구 매장과 차별화된 콘셉트를 명확히 보여줬다. ‘헤리티지 앨리’라고 이름 붙인 공간에는 1870년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를 태동시킨 젤몬 시몬스의 사진과 더불어 에디슨, 루스벨트 같은 유명 인사들의 추천사 등 150여 년에 걸친 시몬스 브랜드의 발자취를 전시했다. 특히 100여 년 전 시몬스 침대 매트리스와 프레임 제작에 사용됐던 실물 기계들을 전시해 시몬스의 기술력과 전통을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게 했다.

‘테크니컬 존’은 한국 시몬스 침대가 보유한 독자적인 기술의 집약체인 포켓 스프링과 내장재를 전시한 공간이다. 두께와 회전수가 각기 다른 다양한 종류의 포켓 스프링을 예술 작품처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방문객들은 마치 침대 박물관을 관람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시몬스의 브랜드 가치를 체험하게 된다.


○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차별화된 소통 시도

시몬스 갤러리 공간의 또 다른 특징은 갤러리가 위치한 지역 특성에 맞게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를 연출했다는 점이다. 해당 지역의 문화와 감성을 반영한 독창적인 공간으로 지역 주민들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시몬스는 갤러리 위치를 선정하는 데서부터 각별한 신경을 썼다. 특히 시몬스 갤러리 해운대는 독특하게도 가구 상권과 떨어진 달맞이길에 위치해 있다. 달맞이길은 부산의 대표 지역인 해운대와 최근 리조트타운이 들어선 기장을 한눈에 아우를 수 있는 관광 명소다. 한국 시몬스는 해운대 특유의 여유로운 감성을 담기 위해 갤러리 장소로 달맞이길을 선택했다. 실제로 시몬스 갤러리 해운대는 ‘파란 대문’으로 인터넷 카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유명해졌다. 외관 정면에 눈에 띄는 파란 대문과 더불어 오션 뷰의 테라스 공간을 활용한 침실은 시몬스 갤러리 해운대에만 있는 ‘콘셉트 쇼룸’으로 관광객들에게 사진 촬영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시몬스 갤러리가 단순히 매트리스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콘셉트와 스타일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해 대중과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수면 컨설팅으로 브랜드 체험의 개인화

브랜드 체험은 고객이 최종적으로 해당 브랜드를 자기화(personalizing)하는 데서 완성된다. 시몬스 갤러리의 브랜드 체험은 ‘매트리스 랩’에서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방문객들은 매트리스 랩에서 수면 컨설턴트인 ‘슬립 마스터’를 만나 개인별로 최적화된 수면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슬립 마스터는 베이식, 어드밴스트, 현장 트레이닝 등 총 3단계에 걸쳐 3개월간 진행되는 ‘슬립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거치고 자격시험을 통과한 수면 전문가이다. 슬립 마스터는 수면 전문 브랜드라는 시몬스의 본질적 정체성을 고객 맞춤형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고객의 평소 수면 시간, 수면 중 뒤척임 정도, 경도 선호도 등을 상담해 고객에게 최적의 매트리스와 수면 환경을 추천한다.

방문객은 상담 현장에서 다양한 경도의 매트리스를 직접 체험하고 비교해보면서 본인의 체형과 수면 습관, 취향까지 고려한 최적의 매트리스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두 사람이 사용하는 부부용 침대의 경우 서로의 수면을 방해하지 않도록 각자의 취향을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찾는 세밀한 큐레이팅 서비스가 진행된다. 시몬스 갤러리 논현점의 조현정 슬립 마스터는 “단순히 누워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분석과 상담을 통해 개개인에게 맞는 매트리스를 추천해줘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 30여 종의 침실 룩으로 최신 트렌드 반영

시몬스 갤러리에서는 매트리스뿐 아니라 프레임, 침구까지 침실 전체를 디자인한 다양한 콘셉트의 ‘시몬스 룩(look)’을 체험할 수 있다. 최신 트렌드의 다양한 침실 디자인이 시몬스 제품으로 구현돼있다. 시몬스 논현점에는 1층 뷰티레스트 블랙 컬렉션을 포함해 총 30여 종의 침실 디자인이 마련돼 있다. 1층 ‘블랙 맨션’ 공간은 1920년대 유행한 아르데코 예술 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미국 상류사회의 감성을 추구한다. 뷰티레스트 블랙에 사용되는 포켓 스프링과 내장재, 프레임 소재 등을 담은 ‘매트리스 어셈블리 키트’도 같이 전시해 침대의 주문 제작 시스템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고급 호텔 콘셉트로 꾸며진 2층과 3층 침실 디자인도 갤러리를 방문하는 고객들의 흥미를 끈다. 2층은 ‘Suite 201’, 3층은 ‘Suite 301’이라고 이름 붙인 문을 만들어 방문객들에게 마치 고급 호텔에 머무는 듯한 기분을 선물한다. 방문객들은 다양한 침실 콘셉트를 둘러보면서 매트리스뿐 아니라 프레임, 침구, 주변 가구에 이르기까지 내가 원하는 침실 공간의 이미지를 상상해볼 수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효과적인 체험 마케팅은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여 구매의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를 발견하는 방향으로 체험형 공간은 꾸준히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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