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계 첫 햄버거모양 식당… 평창 명물로 뜹니다”

강승현기자

입력 2018-01-25 03:00 수정 2018-01-2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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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맥도날드 총괄이사 이동윤씨
올림픽 기간 강릉경기장서 운영… 감자칩-음료컵 등 햄버거세트 구현
처음엔 본사에서도 회의적 반응… 실제 모습 본 후 “놀랍고 혁신적”


강원 강릉올림픽파크점 매장 디자인과 건축 과정을 총괄한 이동윤 한국맥도날드 개발총괄이사는 “누가 봐도 햄버거 매장인 걸 알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면서 “맥도날드 매장에서 느낀 이색 경험이 평창과 한국을 떠올리는 연결고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릉=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웃는 눈 모양 같은 ‘M’자가 새겨지진 않았지만 빨간 용기에 담긴 노란색 감자칩 모형을 보자 ‘맥도날드구나’ 싶었다. 둥근 햄버거와 15m 높이의 대형 음료 컵도 한눈에 들어왔다. 2018 평창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맥도날드의 새 매장이었다.

23일 찾은 강원 강릉올림픽파크 경기장 주변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대회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하키채를 들고 있는 그림이 붙은 하키센터 등 실제 경기장이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지만 그보다 눈길을 끈 건 맥도날드 매장이었다.

일반적인 매장과 달리 맥도날드는 이곳에 세계 최초로 햄버거세트 모양의 매장을 만들었다. 올림픽을 관전하기 위해 평창을 방문한 세계인들에게 누가 봐도 재미있는 매장에서 가치 있는 한 끼 식사를 제공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만들었다.

햄버거 모양의 패스트푸드 매장은 얼핏 아이디어만 내면 뚝딱 만들어질 것 같지만 실제 매장이 들어서기까지는 어려운 과정이 있었다.

우선 내부의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다. 매장 디자인과 건축 과정을 총괄한 이동윤 한국맥도날드 개발총괄이사는 “미국 본사가 다른 매장보다 많은 비용이 드는 데 대해 우려했다”며 “‘정말 햄버거세트 모양으로 매장을 지을 수 있느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보였다”고 말했다.

안전 문제에 대한 걱정 때문에 건축허가도 쉽지 않았다. 임시로 설치하는 매장이라는 점을 들어 이 문제는 해결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역시 상업성이 짙다는 이유로 처음에는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매장의 베일이 조금씩 벗겨지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 이사는 “매장의 실제 모습을 직접 본 본사 관계자들이 하나 같이 ‘놀랍다(Amazing)’는 반응을 보였고 외신들의 취재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기념한 초대형 매장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관계자도 이날 실물을 보고는 “햄버거세트 모양 매장은 처음 본다. 혁신적이다”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매장에 들어서면 ‘내가 있는 곳이 햄버거인지, 음료컵인지’ 가늠해보는 재미도 있다. 연면적 479m² 크기의 매장에는 총 154석이 마련돼 있었고, 이 자리들은 둥근 햄버거 지붕 아래에 놓여 있었다. 햄버거로 치자면 패티가 들어 있는 자리였다. 햄버거세트 모양의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어보는 특이한 경험을 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일 것 같았다.

올림픽 기간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이 매장은 조립식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철거 후 재활용된다. 이 이사는 “디자인만 고려한 게 아니라 재활용 같은 환경적인 측면을 많이 고민했다”면서 “올림픽 기간만 운영하는 게 아쉽지만 원래 시민 운동장으로 쓰였던 공간이기 때문에 철거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국내외 특별한 손님을 맞이하는 매장인 만큼 매장 직원들도 ‘드림팀’으로 구성됐다. 전국 매장 직원들 중 업무 숙련도와 서비스 마인드 등을 평가해 우수 사원 166명을 선발했다. 이 이사는 “전 세계인들과 선수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특별한 기회이기 때문에 직원들도 엄선해 특별히 선발했다”면서 “나중에 햄버거세트 모양의 맥도날드 매장을 생각하며 관람객들이 다시 한 번 평창과 한국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릉=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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