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루이비통, 2018 봄여름 남성 컬렉션 “같은 듯 다른… 전 세계 섬에서 영감 얻었어요”

박은서 기자

입력 2018-01-25 03:00 수정 2018-01-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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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은 10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에 있는 루이비통 남성 매장에서 ‘2018 봄여름 남성 컬렉션’을 선보였다.하와이풍 셔츠를 입은 마네킹과 서핑보드가 매장 가운데 놓여있어 스포티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제품에 새겨진 ‘루이비통(LouisVuitton)’ 글씨체는 이번 컬렉션에 새롭게 적용된 것이다.루이비통 제공
10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6층에 있는 루이비통 남성 매장. 이곳의 계절은 이미 여름이었다. ‘하와이안 스타일’의 네이비 셔츠를 입은 직원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매장 한가운데 놓여 있는 서핑보드가 눈에 들어왔다. 보드에는 브랜드 창업자인 루이비통 말레티에(Louis Vuitton Malletier)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야자수 나무 문양이 새겨진 보드를 보자 반짝거리는 에메랄드 빛 와이키키 해변이 떠올랐다.

이날 루이비통은 이 매장에서 2018 봄여름(SS) 남성 컬렉션을 선보였다. 19일 전 세계 공식 출시에 앞서 이뤄진 것이었다. 루이비통은 한국 프랑스 미국 일본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7개국의 대표 매장 한 곳에서 남성 컬렉션을 선공개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루이비통 남성 매장은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루이비통의 2018 봄여름 남성 컬렉션의 테마는 ‘아일랜드 호핑(Island Hopping)’이다. 아일랜드 호핑이란 여러 섬을 전전하며 하는 여행을 말한다. 전 세계 다양한 섬에서 받은 영감이 고스란히 이번 컬렉션에 반영됐다.

이번 컬렉션을 주도한 루이비통의 킴 존스 아티스틱(Artistic) 디렉터는 ‘섬’이라는 주제에 천착했다. 그가 읽은 책 한 권에서 이번 SS컬렉션이 시작됐다. 그 책은 2009년 독일에서 출간된 ‘외딴 섬의 지도책(Atlas of Remote Islands)’이다. 부제로 ‘내가 지금까지 가 본 적 없으며 앞으로도 갈 수 없을 50개의 섬(Fifty Islands I Have Never Set Foot On and Never Will)이 붙어 있다. 이 책은 남인도양의 암스테르담 섬, 태평양 적도 부근에 있는 하울랜드 섬 등 생소한 섬을 소개하고 있다.
자석 소재를 채택해 착용이 편리한 ‘스플릿 브레이슬릿’.
두 가지 색이 대비를 이루는 ‘퍼시픽 스플릿 컬렉션’의 백.


“이 책을 읽다 보니까 나와 있는 섬을 대부분 제가 가봤더라고요!”

존스는 자신이 방문했던 여러 곳의 섬을 떠올리며 이 컬렉션을 만들었다.

“이번 컬렉션을 구상하면서 뉴질랜드, 이스터섬, 하와이 등 제가 가봤던 섬을 구체적으로 떠올렸어요. 섬과 여행에서 영감을 받았죠. 섬은 서로 다른 문명과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에요.”

섬은 바다에 둘러싸여 있으며 고립돼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이 숨어있는 공간이다. 이번 컬렉션은 지역만의 특징을 지닌 많은 섬처럼 서로 다른 요소를 조합해 빚어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SS 남성 컬렉션은 ‘다도해(Archipelago)’라는 말과 가깝다. 여러 섬의 군락이 펼쳐진 다도해처럼 서로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을 주도록 구성했기 때문이다.

존스 디렉터가 가장 크게 영감을 받은 섬은 하와이다. 이번 컬렉션에서 볼 수 있는 이국적인 잎 모양 프린트는 하와이의 알로하 셔츠에서 영감을 받았다. 상상 속의 패턴을 특별히 고안해 컬렉션에 반영했다.
지난해 6월 열린 루이비통의 2018 봄여름 남성 컬렉션에서 모델이 ‘키폴 백’을 들고 런웨이를 걷고 있다.

이번 컬렉션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 이질적인 것을 하나로 합쳤다는 점이다. ‘퓨전’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하지만 하나의 섬처럼 확실한 정의와 개성이 담겨 있다.

두 가지 컬러로 이뤄진 테일러 수트는 마치 두 개의 분리된 반쪽이 재봉된 것처럼 가운데서부터 반으로 갈라진다. 뚜렷한 대조를 통해 서로 다른 남성성을 나타낸다.

키폴백은 정확히 윗부분과 아랫부분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컬러를 매치했다. 루이비통 로고를 중심으로 위쪽은 이클립스 캔버스를 사용했고 아래는 실버 컬러의 모노그램 캔버스를 사용해 대비를 강조했다. 아이코닉(Iconic)한 루이비통의 패턴을 재해석했다.
2018 봄여름 남성 컬렉션의 하와이안 프린트 셔츠는 겉에 오간자 소재 셔츠로 레이어드 돼 있다.안쪽엔 대나무, 바깥쪽엔 백합 프린트가 새겨져 있다.


퓨전은 액세서리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모노그램 스플릿 브레이슬릿(Monogram Split Bracelet)은 서로 다른 컬러로 배합해 대조를 보이며 중앙 이음매 부분이 강조됐다. 루이 비통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모노그램 캔버스에 섬에서 영감을 받은 코발트블루 컬러가 매치됐다. 자석 소재로 뗐다 붙였다가 쉬워 착용도 편리하다.

클로그(Clog)와 하이킹 부츠를 섞어 놓은 듯한 ‘호놀룰루 뮬’은 다양한 컬러의 모노그램 캔버스를 사용했다. 측면에 있는 메탈 컬러의 리벳(rivet) 장식은 트렁크에서 영감을 받았다.

하와이안 프린트 셔츠는 잘 보면 두 겹으로 만들어져 있다. 얇고 투명하면서도 빳빳한 느낌의 오간자 소재 셔츠를 걸쳤다. 동일한 프린트를 적용했기 때문에 마치 프린트가 몸 위를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와이안 프린트 셔츠 위에 새겨진 루이비통 서체는 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것이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섬과 맞닿은 해변가와 잘 어울리는 스포츠웨어도 선보였다. 아웃도어 백팩은 코발트블루 컬러의 모노그램 캔버스에 스포츠 웨빙(webbing), 스쿠버 지퍼, 밧줄 등의 소재를 혼합했다. 메탈 컬러의 버클과 자물쇠 모양의 지퍼 고리를 담아 아웃도어 용품의 스포티함을 담아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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