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버블로 보여, 언젠가는 터진다” 박한우 “블록체인 초기단계… 미래 봐야”
조종엽기자
입력 2018-01-18 03:00 수정 2018-01-18 03:00
디지털융합 박한우 교수-금융경제 김소영 교수 대담
두 사람은 가상통화의 가치와 정부 규제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가상통화의 가치에 대해 김 교수는 “거의 없다”고 했고, 박 교수는 “미래 가치”라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가상통화는 현재 투기의 대상이 되면서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고 있다”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박 교수는 “2040세대는 취업과 결혼을 포기했거나 직장에서 슈퍼맨이기를 강요당하는 세대”라며 “‘흙수저’들은 인생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동아줄 같은 투자 기회로 가상통화를 생각했는데 정부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규제를 반대했다.
―가상통화의 가치는….
△김=가상통화의 본질은 ‘(가치가) 거의 없다’고 보인다.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건 기술력을 포함한 그 회사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다. 반면 비트코인을 보유한다고 구매자가 그 기술력을 가지는 게 아니다. 만약 정부가 정식으로 다른 전자 화폐를 발행하면 기존 비트코인 등은 사라질 수 있다. 그게 본질이다.
△박=미래 가치다. 비트코인 이후 나온 토큰들은 다 각자 기능이 있다. 결제와 송금을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코인이 있고, 이더리움 기반의 토큰에서는 계약도 할 수 있다. ‘암호화폐’라는 호칭이 더 적절하겠다.
―지금의 투자 열기는 버블인가.
△김=버블로 보인다. 너무 단기간에 폭등했고 현재 본질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다. 기술적 결함이 발견되거나, 대체재가 생기면 바로 폭락할 것이다. 이를 그냥 뒀을 때 어떻게 될까. 한국에서 1000만 명이 투자했는데 폭락했다고 치자. 경제 전체에 위기가 온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금융 신기술이 버블을 만들었다가 터진 것이다.
△박=기술 이노베이션 차원에서 봐야 한다. 신기술의 확산은 통상 S커브를 그린다. 아직도 블록체인 기술은 확산의 초기 단계다. 버블이라 할 때 기준이 뭔가. 부동산은 공시지가 감정가가 있지 않나. 정부가 여러 가상통화의 가치 평가를 해주면 어떤가.
―버블이 터질 시점인가.
△박=온라인 폐쇄한다고 오프라인 거래가 없어지지 않는다. 개인 간 직접 거래도 된다. 마냥 금지했다가 기술이 뒤떨어지면 한국은 어떻게 되겠나. 거래뿐 아니라 채굴, 지갑, 결제 산업이 연관돼 있다. 거래소를 폐쇄한다든지, 사용을 불편하게 하면 다른 산업도 포기한다는 건가.
△김=당분간은 상승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버블은 터진다. 그러면 상투 잡은 사람이 다 뒤집어쓴다. 조개껍데기를 화폐로 상용하다가 어느 순간 안 쓰게 되면 집에 쌓아놓은 사람은 어떻게 되겠나. 아직까지는 경제위기로 번질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가상통화의 미래는….
△김=가상통화의 특성을 갖는 법정 전자화폐가 등장할 확률이 굉장히 크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각국은 금융 여건에 따라 통화량을 조정하고 거시경제 정책을 펴는데, 가상통화가 화폐처럼 기능하면 그게 잘 안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스템 안정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 안다.
△박=보통 가상통화라고 하면 기업과 소비자 거래(B2C)만 생각하는데, 기업 간 거래(B2B) 적용 가능성이 더 크다. 패션 헬스케어 항공 화물 등 전 방면에 기술이 적용될 것이다. 글을 써서 올리면 가상통화로 보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스팀잇’처럼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박한우 영남대 교수(왼쪽)와 김소영 서울대 교수가 16일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가상통화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청년 세대는 왜 가상통화에 열광하는가. 가상통화는 규제해야 하는가.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51)와 박한우 영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47)가 16일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긴급 토론을 벌였다. 김 교수는 거시·화폐 경제학과 국제금융을 연구하고 있으며, 빅데이터 전문가인 박 교수는 디지털융합비즈니스도 가르치고 있다.두 사람은 가상통화의 가치와 정부 규제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가상통화의 가치에 대해 김 교수는 “거의 없다”고 했고, 박 교수는 “미래 가치”라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가상통화는 현재 투기의 대상이 되면서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고 있다”며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박 교수는 “2040세대는 취업과 결혼을 포기했거나 직장에서 슈퍼맨이기를 강요당하는 세대”라며 “‘흙수저’들은 인생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동아줄 같은 투자 기회로 가상통화를 생각했는데 정부가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규제를 반대했다.
―가상통화의 가치는….
△김=가상통화의 본질은 ‘(가치가) 거의 없다’고 보인다.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건 기술력을 포함한 그 회사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다. 반면 비트코인을 보유한다고 구매자가 그 기술력을 가지는 게 아니다. 만약 정부가 정식으로 다른 전자 화폐를 발행하면 기존 비트코인 등은 사라질 수 있다. 그게 본질이다.
△박=미래 가치다. 비트코인 이후 나온 토큰들은 다 각자 기능이 있다. 결제와 송금을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코인이 있고, 이더리움 기반의 토큰에서는 계약도 할 수 있다. ‘암호화폐’라는 호칭이 더 적절하겠다.
―지금의 투자 열기는 버블인가.
△김=버블로 보인다. 너무 단기간에 폭등했고 현재 본질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다. 기술적 결함이 발견되거나, 대체재가 생기면 바로 폭락할 것이다. 이를 그냥 뒀을 때 어떻게 될까. 한국에서 1000만 명이 투자했는데 폭락했다고 치자. 경제 전체에 위기가 온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금융 신기술이 버블을 만들었다가 터진 것이다.
△박=기술 이노베이션 차원에서 봐야 한다. 신기술의 확산은 통상 S커브를 그린다. 아직도 블록체인 기술은 확산의 초기 단계다. 버블이라 할 때 기준이 뭔가. 부동산은 공시지가 감정가가 있지 않나. 정부가 여러 가상통화의 가치 평가를 해주면 어떤가.
―버블이 터질 시점인가.
△박=온라인 폐쇄한다고 오프라인 거래가 없어지지 않는다. 개인 간 직접 거래도 된다. 마냥 금지했다가 기술이 뒤떨어지면 한국은 어떻게 되겠나. 거래뿐 아니라 채굴, 지갑, 결제 산업이 연관돼 있다. 거래소를 폐쇄한다든지, 사용을 불편하게 하면 다른 산업도 포기한다는 건가.
△김=당분간은 상승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버블은 터진다. 그러면 상투 잡은 사람이 다 뒤집어쓴다. 조개껍데기를 화폐로 상용하다가 어느 순간 안 쓰게 되면 집에 쌓아놓은 사람은 어떻게 되겠나. 아직까지는 경제위기로 번질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가상통화의 미래는….
△김=가상통화의 특성을 갖는 법정 전자화폐가 등장할 확률이 굉장히 크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각국은 금융 여건에 따라 통화량을 조정하고 거시경제 정책을 펴는데, 가상통화가 화폐처럼 기능하면 그게 잘 안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스템 안정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 안다.
△박=보통 가상통화라고 하면 기업과 소비자 거래(B2C)만 생각하는데, 기업 간 거래(B2B) 적용 가능성이 더 크다. 패션 헬스케어 항공 화물 등 전 방면에 기술이 적용될 것이다. 글을 써서 올리면 가상통화로 보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스팀잇’처럼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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