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왕세제 최측근 내년초 방한 추진

문병기 기자 , 정원수 기자

입력 2017-12-27 03:00 수정 2017-12-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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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무바라크 원자력공사 이사회의장… 임종석, 왕세제 예방때 배석 권력2위
여권 “동반자관계 강화… 양국 조율중”
靑 “UAE원전 이상없다” 전방위 해명… 한병도 정무수석 국회찾아 설명도


“UAE 방문 진상규명” 한국당 靑분수대 앞 시위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6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제천 화재 참사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UAE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원자력공사(ENEC) 이사회 의장이 내년 초 방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26일 “한국과 UAE 간 전략적동반자관계 강화를 위한 실행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내년 초 알 무바라크 의장을 비롯한 UAE 고위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양국이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알 무바라크 의장은 임 실장이 최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왕세제를 예방했을 당시 배석했던 인물로 사실상 UAE 권력서열 2위의 실력자로 꼽힌다. 특히 한국이 수주한 바라카 원전 건설사업을 총괄하는 UAE 원자력공사를 책임지고 있고, 세계 최대 국부펀드 중 하나인 무바달라펀드 최고경영자(CEO)를 겸하고 있다.

알 무바라크 의장의 방한은 임 실장의 UAE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으로 양국 방위산업 협력과 정보 교류는 물론 원전 및 에너지 협력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알 무바라크 의장은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인물로 최근 특사 방문으로 확실한 파트너십을 맺기로 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방한이 성사되면 UAE 특사 방문을 둘러싼 논란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알 무바라크 의장은 2009년 이명박 정부가 UAE 원전을 수주했을 당시 이 전 대통령과도 직접 원전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등 이번 논란의 열쇠를 쥔 인물이다.

청와대는 이날 자유한국당이 UAE 특사 방문 의혹을 ‘원전게이트’로 규정하면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자 재차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을 자청해 “원전 건설이 우리 측 실수로 지연돼 2조 원의 보상금을 내야 한다든지, 중소업체들이 대금을 못 받고 있다든지 하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더 이상의 추측성 의혹 제기는 자제해 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병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비슷한 시간 국회에서 국민의당, 바른정당 지도부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권에서 UAE 관련 사정을 설명해 달라는 요청이 있으면 어찌하겠나’는 질문에 “국익 차원에서 진지하게 대화를 해보자면 못할 게 없다”고 답했다. 의혹 확산을 막기 위해 비공개를 전제로 얼마든지 야당 지도부에 임 실장의 UAE 방문 건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

청와대가 다시 UAE 관련 해명에 나선 것은 정부가 UAE 원전 건설 지연으로 발생한 피해를 감추고 있다는 의혹이 재차 불거지면서다. 이에 초기부터 UAE 원전 건설 과정에 관여한 조환익 전 한전 사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사가 지연돼서 관련 업체들이 철수한다든지 그런 건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 때 UAE와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청와대의 해명에 대해선 “공사 스케줄이 조금 늦어지기는 했지만 상식적인 범위였다. 한전은 아무런 차질이나 굴곡 없이 UAE 원전 공사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임 실장의 UAE 특사 방문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민적 의혹이 일파만파로 증폭되고 있는 UAE 원전게이트 국정조사에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제1야당인 한국당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정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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