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힐 신은 저희 모습, 궁금하시죠?”

김정은기자

입력 2017-12-26 03:00 수정 2017-12-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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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킹키부츠’의 새로운 찰리와 롤라 역을 맡은 배우 이석훈(왼쪽)과 최재림. 두 배우가 작품의 메인 소품인 80cm 길이의 킹키부츠를 든 채 활짝 웃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킹키부츠의 여장 남자 롤라로 분장한 제 모습, 제가 봐도 진짜 예뻐요.”(최재림)

“찰리의 우유부단한 모습이 저랑 굉장히 닮았어요.”(이석훈)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곡한 신나는 음악을 바탕으로 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킹키부츠’가 내년 1월 31일 다시 돌아온다.

‘킹키부츠’는 여장 남자들이 즐겨 신는 허벅지까지 오는 긴 가죽 부츠다. 뮤지컬은 파산 위기의 신발 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여장 남자 롤라를 만나 킹키부츠를 만들어 성공한 스토리를 그린다. 2013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쓸었던 ‘킹키부츠’는 이듬해 연말 국내에서 공연돼 1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에선 새로운 주연 배우가 관객과 만난다. 롤라 역의 배우 최재림(32)과 찰리 역으로 처음 뮤지컬 무대에 도전하는 그룹 SG워너비의 감성 보컬 이석훈(33)이다.

두 배우는 오디션 당시 오리지널 프로덕션 연출가 제리 미첼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제리 미첼은 오디션에서 찰리의 넘버 ‘솔 오브 어 맨’과 ‘스텝 원’을 부른 이석훈에게 “love him”이라는 찬사를 남겨 화제가 됐다. 이석훈은 “첫 뮤지컬 오디션이라 창피하고 쑥스러워 몇몇 스태프분들께 나가 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떨었다”며 “그런 제 모습에서 찰리의 모습을 엿본 것 같다”고 말했다.

제리 미첼은 오디션 현장에서 최재림의 노래를 듣고 감동해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최재림은 “그동안 늘 강한 남성, 악역 등 상남자 캐릭터만을 연기해 왔기에 롤라 오디션을 준비할 때 엄청 고생했다”며 “오버하지 않고, 롤라의 감정에 몰입해 오디션을 본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래 잘하기로 소문난 이석훈은 여러 뮤지컬 제작사로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아왔다. 그는 “출연 제안을 받을 때마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매번 고사했다”며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 안무 능력을 갖춰야 하기에 뮤지컬은 늘 마지막 도전 분야로 남겨뒀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킹키부츠 출연을 결심한 데에는 찰리 역에 더블 캐스팅된 배우이자 군대 동기인 김호영의 힘이 컸다. 이석훈은 “지난 시즌부터 찰리 역을 연기한 호영이 형이 킹키부츠는 정말 재밌고 신나는 작품이란 말을 자주 했다”며 “찰리의 성격이 워낙 저랑 비슷해 용기 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188cm의 최재림은 역대 롤라 배우 중 최장신을 자랑한다. 그는 “15cm굽의 킹키부츠를 신고 4∼5cm 가발을 쓴 채 무대에 오르다 보니 관객들은 207∼208cm의 롤라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여장 남자인 롤라는 러닝타임 내내 화려한 옷과 높은 굽을 신고 무대에 오른다. 초연과 재공연 당시 롤라 역을 맡은 배우 정성화와 강홍석은 각각 8kg, 18kg을 감량하며 롤라 몸매를 완성했다. 하지만 호리호리한 체격의 최재림은 그들과 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다. 최재림은 “탄탄한 몸매를 위해 3kg 정도 근육을 늘려 최고의 각선미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년 1월 31일∼4월 1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6만∼14만 원, 1588-5212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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