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칸은 집무실, 다른 한칸은 회의공간

이원홍 기자

입력 2017-12-20 03:00 수정 2017-12-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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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전용열차 ‘트레인 원’ 38년만에 공개
기상악화로 비행기 못뜰때 등 대비… 대통령 가는 곳마다 비밀리 대기
10량 규모… 2010년 현재모델 도입
객차 방탄처리… 별도 플랫폼 사용


“일반인은 이 열차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겁니다.”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탑승한 열차는 서울역에서 일반인이 사용하지 않는 별도의 플랫폼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 열차는 대통령이 국내에서 이동할 때면 해당 인근 지역으로 어디든 비밀리에 따라가 대기하는 대통령 전용열차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1979년부터 대통령 전용열차가 운행됐으나 그 존재가 일반에 공개되기는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전용열차는 기상 악화 등으로 대통령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을 때를 대비한다는 설명이 들려왔다.

회의실 등 대통령 전용공간을 갖춘 ‘트레인 원’은 기관차 2량 포함해 전체 10량 규모다. 2010년 현재의 고속열차(KTX)가 도입됐다. 객차 8량 중 1량은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된다. 이 칸에는 싱크대 등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또 다른 1량은 회의 공간으로 쓰인다. 이곳은 의자가 지하철처럼 마주 보게 놓여 있다. 19일 초청된 국민 20명과의 오찬은 이 공간에서 진행됐다. 나머지 객차 6량 중 1량은 KTX 특실 객차, 5량은 일반 객차로 구성됐다. 특실 객차에는 청와대 참모진이 탄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릉에서 서울로 오는 길에 특실 객차에서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NBC와 인터뷰를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 열차를 타는 것은 오늘이 두 번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이 전용열차를 공개한 것은 그만큼 국민에게 다가서겠다는 의지가 담긴 걸로 보인다. 대통령 전용열차는 낮 12시경 서울역을 출발해 중간역을 거치지 않고 1시간 40분 만에 강릉에 도착했다.

대통령 전용열차는 길이 막히는 등 도로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은 “평창 올림픽에 세계 정상급 인사 43명이 직접 참가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이 중 많은 분이 전용열차를 이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비쳤다. 독일과 프랑스 대통령이 서울에 머물며 전용열차를 이용해 평창 올림픽 현장을 오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용한 전용열차 외에도 새마을호에 연결해 사용하는 대통령 전용열차인 ‘경복호’도 보유하고 있다. KTX로 갈 수 없는 구간을 갈 때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2002년 김대중 대통령이 경복호를 타고 경의선 도라산역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사용한 적이 없다.

대통령 전용열차를 공개한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보안구역인 대통령 집무실은 공개하지 않고 일종의 행사장만 공개한 것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강릉=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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