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新남방정책… 싱가포르에 ‘K-Fresh Zone’ 오픈

김준일기자

입력 2017-12-14 03:00 수정 2017-12-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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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아세안으로 수출시장 다변화”

이달 8일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유통기업인 ‘NTUC 페어프라이스’의 현지 매장 2곳에 한국산 신선농산물을 판매하는 케이프레시존(K-Fresh Zone)이 동시에 문을 열었다. 케이프레시존은 한국이 기존에 싱가포르에 수출해 오던 포도, 멜론, 사과, 딸기 이외에 파프리카, 호박, 배추 등 싱가포르에서 유망하다고 판단한 새로운 채소류도 함께 팔고 있다. 판매 품목은 30여 가지에 이른다.

두 곳의 매장은 모두 부유한 현지인들이 사는 곳에 있고 주변에 유동인구도 많아 한국 농산물을 알리기에 좋다. 케이프레시존 입점을 책임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관계자는 “이달 말에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싱가포르 매장 한 곳을 더 열 계획”이라며 “2018년까지 중·상류층 고객을 목표로 하는 매장 10여 곳을 더 열어 한국의 농산물 생산 농가 소득을 높이기 위한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aT는 이처럼 미국, 중국, 일본에 편중돼 있던 농식품 수출국을 다변화하기 위해 신남방정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한국의 농식품 수출은 미국, 중국, 일본 등 세 개 국가가 전체의 46%를 차지했다. 그러나 각종 변수가 생겨 이 국가들에 대한 수출이 녹록지 않아지자 대책 마련 차원에서 취한 조치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갈등으로 수출이 급격히 줄면서 올해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일본도 독도 갈등에 따른 ‘혐한류’로 2015년 수입량이 11.3% 감소한 뒤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aT가 집중하고 있는 시장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지역이다. 2012년 전체 농식품 수출량의 14.7%(8억3000만 달러)를 아세안에 수출했다. 이 비중은 점차 커져 지난해에 17.1%(11억1000만 달러)로 높아졌다. 올해는 10월까지 기준으로 18.0%다. 중국의 비중이 14.2%인 것을 고려하면 아세안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aT는 앞으로도 아세안 지역에 유통망을 늘리고 중소 농식품 유통기업들이 현지 바이어를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또 중국 중심으로 돼 있는 한국식품관 개점을 아세안 지역에서도 확대할 계획이다. aT 관계자는 “수출 전문인력이 부족해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위해 전문가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청년 해외진출 개척단도 파견하겠다”며 “검역과 통관 절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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