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병 혼자 걸어 화장실도 다녀”
조건희기자 , 손효주기자 , 조은아기자
입력 2017-12-06 03:00 수정 2017-12-06 03:00
軍, 조만간 군병원 이송 신문 계획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오청성 씨(25)가 곧 군병원으로 이송돼 귀순 경위 등을 조사받는다. 오 씨가 입원한 아주대병원과 정부 소식통은 5일 “오 씨가 혼자 걸어서 화장실에 가고, 말도 많이 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조만간 오 씨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 본격적인 중앙합동신문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 씨는 지난달 13일 총상을 입고 두 차례 대수술을 받았지만 18일 의식을 차렸고, 현재는 두부나 된장국 등 부드러운 음식으로 식사할 정도로 상태가 나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의료진은 오 씨가 귀순 전부터 앓았던 B형 간염과 두 차례 대수술의 후유증 탓에 간수치가 높은 점을 감안해 상태를 더 지켜보자는 의견을 낸 상태다. 귀순 과정에서 생사를 오가는 극단의 공포를 겪은 그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보일 가능성을 우려해 심리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4일경 오 씨를 면담해 전원 시점을 논의하려던 국군수도병원 의료진은 방문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오 씨의 신변 안전과 발언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때도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은 일부러 오 씨의 곁에 나타나지 않았다. 혹시 모를 테러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정부 소식통은 “오 씨가 무리 없이 여러 가지 말을 하고 있는데, 혹시 의료진에게 북한 내부 정보 등 보안에 위배되는 말을 할 경우엔 정보 당국자들이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고 말해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오 씨가 군병원으로 옮겨가더라도 필요 시 해당 병원을 직접 방문해 계속 진료할 뜻을 정보당국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미국 CNN이 4일(현지 시간) 방송한 인터뷰에서 “오 씨가 처음엔 깨진 항아리처럼 피를 많이 흘렸다. 살아난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또 오 씨가 처음 의식을 회복한 뒤 “여기가 정말 남한이냐”고 물어 “(입원실에 걸린 태극기를 가리키며) 남한이다. 북한에서 저런 걸 본 적 있느냐”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 교수는 “자유를 위해 목숨 걸고 도피한 그가 자랑스럽다. 그의 용기는 보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CNN이 이날 함께 공개한 동영상에는 오 씨가 미군 헬기에 실려 아주대병원에 처음 이송됐을 때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오 씨가 2차 수술(지난달 15일)을 마친 뒤 해당 영상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오 씨를 이송한 미군 헬기의 내부를 가리키며 “이 헬기는 최신식이 아니다. 내부에 달린 의료장비도 포터블(붙였다 뗄 수 있는 간이형)”이라며 “중요한 건 장비가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닥터헬기(응급환자 전용 헬기)는 최신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정작 야간에는 출동하지 못하는 문제 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손효주·조은아 기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오청성 씨(25)가 곧 군병원으로 이송돼 귀순 경위 등을 조사받는다. 오 씨가 입원한 아주대병원과 정부 소식통은 5일 “오 씨가 혼자 걸어서 화장실에 가고, 말도 많이 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조만간 오 씨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 본격적인 중앙합동신문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 씨는 지난달 13일 총상을 입고 두 차례 대수술을 받았지만 18일 의식을 차렸고, 현재는 두부나 된장국 등 부드러운 음식으로 식사할 정도로 상태가 나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의료진은 오 씨가 귀순 전부터 앓았던 B형 간염과 두 차례 대수술의 후유증 탓에 간수치가 높은 점을 감안해 상태를 더 지켜보자는 의견을 낸 상태다. 귀순 과정에서 생사를 오가는 극단의 공포를 겪은 그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증상을 보일 가능성을 우려해 심리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4일경 오 씨를 면담해 전원 시점을 논의하려던 국군수도병원 의료진은 방문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오 씨의 신변 안전과 발언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때도 주치의인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은 일부러 오 씨의 곁에 나타나지 않았다. 혹시 모를 테러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정부 소식통은 “오 씨가 무리 없이 여러 가지 말을 하고 있는데, 혹시 의료진에게 북한 내부 정보 등 보안에 위배되는 말을 할 경우엔 정보 당국자들이 ‘그런 말을 해선 안 된다’고 말해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오 씨가 군병원으로 옮겨가더라도 필요 시 해당 병원을 직접 방문해 계속 진료할 뜻을 정보당국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미국 CNN이 4일(현지 시간) 방송한 인터뷰에서 “오 씨가 처음엔 깨진 항아리처럼 피를 많이 흘렸다. 살아난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또 오 씨가 처음 의식을 회복한 뒤 “여기가 정말 남한이냐”고 물어 “(입원실에 걸린 태극기를 가리키며) 남한이다. 북한에서 저런 걸 본 적 있느냐”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 교수는 “자유를 위해 목숨 걸고 도피한 그가 자랑스럽다. 그의 용기는 보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CNN이 이날 함께 공개한 동영상에는 오 씨가 미군 헬기에 실려 아주대병원에 처음 이송됐을 때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오 씨가 2차 수술(지난달 15일)을 마친 뒤 해당 영상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오 씨를 이송한 미군 헬기의 내부를 가리키며 “이 헬기는 최신식이 아니다. 내부에 달린 의료장비도 포터블(붙였다 뗄 수 있는 간이형)”이라며 “중요한 건 장비가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닥터헬기(응급환자 전용 헬기)는 최신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정작 야간에는 출동하지 못하는 문제 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손효주·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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