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승 올리고도 우승 못한 KLPGA

고봉준 기자

입력 2017-12-04 05:45 수정 2017-12-0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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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KLPGA 선수들이 3일 일본 나고야 미요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THE QUEENS presented by KOWA’시상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준우승 상금이 적힌 팻말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KLPGA

더퀸즈 4개국 투어 대항전 준우승 만족
1·2 라운드 승점 무효 결승전 방식 발목

우리 여자선수들이 4개국 투어 대항전에서 황당하기까지 한 대회 규정 탓에 고개를 숙였다. 3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 컨트리클럽에선 아시아와 유럽, 오세아니아 3개 대륙에서 활약하는 골프 여왕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호주여자프로골프(ALPG)가 자웅을 겨루는 더퀸즈 presented by 코와(총상금 1억엔, 한화 약 9억6000만원)가 그 무대였다. 김하늘을 필두로 대표선수 9명이 모인 KLPGA팀의 출발은 좋았다. 1라운드 포볼 매치(2명의 선수가 팀을 이뤄 각자의 볼을 치는 방식)에서 4전 전승을 거둔 뒤 둘째 날 싱글 매치플레이(상대 선수와 1대1로 대결하는 방식)에서도 9경기 가운데 무려 8승을 챙겨 기세를 높였다. 압도적인 기량차를 과시한 우리 선수들은 1∼2라운드 합계 승점 24로 선두를 굳게 지켰다. KLPGA팀은 2위를 차지한 승점12의 JLPGA팀과 대회 마지막 날 우승을 놓고 다퉜다. 그런데 결승전 방식이 문제였다. 대회 첫, 둘째 날 거둔 승점을 무효화하고 원점에서 결승전을 펼친다는 조항이 KLPGA팀의 발목을 잡았다.

황당한 규정에 맥이 빠진 KLPGA팀은 포섬 매치(2명의 선수가 팀을 이뤄 출전해 하나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이정은6-배선우가 스즈키 아이-우에다 모모코와의 대결에서 3&2(2홀 남기고 3홀 차) 패배를 당한 뒤 김해림-김지현2마저 2&1로 져 패색이 짙었다. 이어 고진영-김자영이 무승부에 그쳐 준우승이 확정됐다. KLPGA팀은 마지막 조로 나선 오지현-김지현도 패해 최종 1무3패로 결승전을 마쳤다. 만일 첫날과 둘째 날의 승점을 모두 안고 갔다면 승점 25-17로 우승은 우리 차지였다. 일본은 싱글 매치플레이를 마지막에 배치하는 관계를 깨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대로 경기진행 순서를 바꾸는 등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발버둥 친 끝에 목표는 달성했다.

같은 날 열린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최종전에선 한국선수들이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도쿄 요미우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JT컵 4라운드에서 류현우와 김경태가 우승을 노렸지만 5언더파 275파 공동 5위에 만족했다. 이로써 한국선수들이 품은 2017시즌 JGTO 투어 트로피는 단 1개에 그치고 말았다. 류현우가 9월 후지산케이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장면이 유일한 위안거리로 남았다. 2015년 9승, 2016년 8승을 합작했던 한국 남자선수들은 최근의 좋은 기운을 올해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이로써 일본의 남녀골프 시즌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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