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모토 ‘위안부 콘돔’ 불매 움직임

스포츠동아

입력 2017-11-30 05:45 수정 2017-11-30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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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콘돔 업체 오카모토가 국내 콘돔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전범기업이라는 이유로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사진은 편의점 매대에 비치된 오카모토 제품군.

‘옥시 사태’ 듀렉스 퇴출로 점유율 1위
전범기업으로 일본군 위안소 등 공급
“하필 그 제품이…불매운동 하자” 목소리


한동안 춘추전국시대이던 국내 콘돔시장에서 ‘스킨레스’·‘0.03’ 제품으로 평정,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일본업체 오카모토가 논란에 휘말렸다. 제2차대전 당시 일본군에 납품했던 전범기업이라 점이 알려지면서 이들의 오카모토의 국내시장 장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국내 콘돔 시장에서 부동의 1위는 영국 레킷벤키저의 듀렉스 브랜드였다. 듀렉스는 대대적인 TV 광고 등에 힘입어 점유율 40%에 육박했다. 하지만 레킷벤키저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당사자, 옥시의 모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듀렉스는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후 2위를 달리던 오카모토가 점유율 30%를 넘으며 어부지리로 1위에 올라섰다.

문제는 오카모토가 과거 일본군에 콘돔을 독점 공급하면서 급성장한 전범기업이라는 점이다. 강정숙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의 논문 ‘일본군 위안부제도와 기업의 역할’에 따르면, 오카모토의 전신은 1936년 2차세계대전 당시 설립된 국제고무공업 주식회사. 일제 강점기 시절 군수용품으로 삿쿠(당시 콘돔을 부르는 말)를 공급했다. 1944년 조선 경성에도 콘돔 생산 공장을 만들어 전방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소에 공급했다. 실질적 독과점업체여서 삿쿠 생산을 통해 막대한 돈을 벌었고, 이를 통해 현재 세계적인 초박형 제픔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 1945년 패전 후 오카모토 고무공업 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고, 1985년 현재의 오카모토 주식회사가 됐다.

2006년 ‘한일협정 책임기업 피해자선정위원회’와 ‘강제동원진상규명시민연대’가 오카모토를 전범 기업으로 규정했고, 당시 비난 여론과 함께 한때 불매 움직임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배우 송혜교가 일본 미쓰비시 그룹 CF를 전범기업이라는 이유로 거절한 후 다시 오카모토의 과거가 재조명되면서 한대 국내 점유율이 20%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듀렉스 불매 운동의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시장 리딩업체가 됐다. 이에 네티즌들은 “불매 운동 여론이 지속되지 못하며 흐지부지된 꼴. 제대로 불매 운동하자”, “한국에서 전범기업 제품이 1위라니, 씁쓸”, “오카모토는 반드시 사죄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제시하며 오카모토의 국내시장 장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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