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금융인 급부상

송충현기자 , 김성모기자

입력 2017-11-29 03:00 수정 2017-11-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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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우리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의 인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현 정부의 금융권 인사에 대한 밑그림이 드러나고 있다. 하마평에 오른 유력 인사를 제치고 무난하고 ‘뒷말’이 적은 후보가 속속 금융권 수장을 꿰차고 있다. 현 정부와 연이 닿아 있는 부산 출신 인사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27일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를 차기 은행연합회장 단독 후보로 선정했다. 29일 예정된 사원총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내정된 셈이다.

당초 은행합회장 유력 후보로 점쳐졌던 인물은 홍재형 전 경제부총리와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었다. 15일 열렸던 이사회에서도 이들은 주요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일부 후보가 최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올드보이’ 귀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대두되면서 기류가 급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흠이 별로 없고 금융권 인사들과 두루 잘 지내는 성품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인사들이 금융권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 출신 금융인들은 지난해 상반기 사교모임인 ‘부금회’를 만들어 친목을 도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내정자는 부산 출생으로 영남상고와 명지대를 졸업했다. 문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 수장이 된 부산 출신 인사는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등이다.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은 강원 평창 출신이지만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우리은행 부산경남동부 영업본부장을 맡아 광의의 부산 인맥으로 통한다. 김 내정자를 포함해 모두 유력한 후보를 물리치고 ‘깜짝’ 발탁됐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최근 최종 면접후보가 정해진 우리은행 역시 무난한 인선을 지향했다는 평가가 많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지며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사임하는 등 내홍을 겪었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연초 이 행장의 연임 과정에서 경쟁했던 내부 출신 인사가 이 행장에게 타격을 주기 위해 특혜채용 사실을 외부에 흘렸을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게다가 28일에는 특혜채용과 관련해 서울 중구 회현동 본점과 마포구 상암동 전산센터를 압수수색 당했다. 10월 국감 이후 3번째 압수수색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선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가급적 내부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 쪽으로 행장 후보를 정할 것”이란 말이 나돌았다. 연초 이광구 행장과 경쟁했던 특정 후보들이 모두 낙마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결국 임추위는 현재 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손태승 글로벌부문장과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최병길 삼표시멘트 대표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조직 안정화를 위해 공정하고 신속하게 행장 후보를 정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생명보험협회는 30일 2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 박창종 전 생보협회 부회장, 진영욱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유관우 전 금감원 부원장보 등 관료 출신 인사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은행연합회와 마찬가지로 관료 출신이 아닌 제3의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IBK투자증권 신임 대표에는 김영규 전 IBK기업은행 IB그룹 부행장(57)이 내정됐다. IBK투자증권은 29일 이사회에서 김 전 부행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다. 김 전 부행장은 1979년 기업은행 입행 후 인천지역본부장 등을 지냈다. 당초 금융권에선 올해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금융제도개선특별위원장을 맡았던 대학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송충현 balgun@donga.com·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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