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나는 페미니스트다”, 누리꾼과의 설전 마침표?…한서희는 또 저격

디지털뉴스팀

입력 2017-11-27 08:41 수정 2017-11-2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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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아인 인스타그램

누리꾼들과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1)이 ‘나는 페미니스트다’라는 장문의 글을 통해 ‘페미니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유아인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들의 가난한 영혼을 차마 다 안을 재간이 없어 비통하다. 자연을 글로 옮기는데 가상세계에서 내 영혼이 다칠까 걱정되어 날선 방패를 먼저 세우는 일이 참으로 비참하다”며 “그럼에도 쓴다. 경향적 어휘와 자극적 이미지를 총알처럼 남발하며 전쟁을 치르는 세상에서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기에는 내 안의 문학소년이 매우 슬프기 때문”이라고 해당 글을 쓰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일부 누리꾼들과 벌인 설전에 대해 “싸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써왔다. 그래서 쓴다. 피눈물로 당신에게 나를 보낸다. 이것이 내 ‘글’이고, ‘나’다. 물리고 뜯기고 찢겨 조각난 채로 이 세계를 부유하는 것들은 글이 아니라 나”라며 “흥겨워하지 말아라. 익명이 그토록 명예로운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 자신의 경험을 사례로 들며 ‘페미니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유아인은 “보수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구에서 누나 둘을 가진 막내 아들이자 대를 잇고 제사를 지내야 할 장남으로 한 집안에 태어나 ‘차별적 사랑’을 감당하며 살았다”며 “역할은 있었는데 ‘엄홍식’은 없었다”고 했다. 제삿날 집안 풍경에 대해선 “이상하고 불평등한 역할놀이”, “전쟁과 종교의 역사와, 각종 인간 사상이 합작하여 빚어낸 남존여비의 ‘전통’과 그 전통이 다시 빚어낸 인간 사회의 참상”, “유난하고 폭력적인 풍경”으로 묘사했다.

유아인은 “나는 ‘엄마’라는 존재의 자궁에 잉태되어 그녀의 고통으로 세상의 빛을 본 인간이다. 그런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고서 뻔뻔하게 살아갈 재간이 없다. 우리 엄마는 해방되어야 한다”며 “의문들로 뒤틀린 나는 차마 뻔뻔한 그 풍경들을 뻔뻔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글은 성가시게 유행하는 가상세계에서의 그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 유행을 빌어 하는 ‘인간’과 ‘관계’와 ‘세상’에 대한 나의 이야기”라며 “‘차이’는 ‘차별’의 장벽이 되어 우리를 갈라놓고 있다. 나는 ‘차별’ 없이 모든 다른 존재들과 이 위대한 기술을 통해 연결되고 싶다. 사회 관계망 서비스 안에서 진정한 관계를 갖고 싶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라는 두 개의 세계에 동시에 속해있다. 타인과 빛의 속도로 연결되는 관계망은 인류 문명의 위대한 성취”라면서 “이곳에서 인간은 더 이상 ‘전쟁’하지 말고 ‘품앗이’하며 평화를 찾아야 한다”는 말로 누리꾼들과의 무의미하고 불필요한 ‘설전’을 끝마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우리가 우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인간성을, 우리의 정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역사가 빚어낸 현재가 우리를 잠식하지 않고 우리를 연료나 부품으로 전락시키지 않고 우리 스스로 더 잘 살 수 있게 할 수 있도록 각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아인은 마지막으로 “나는 당신을 이겨내기 위해 힘쓰고 싶지 않다. 당신과 연결되고 싶고 잘 지내보고 싶다. 그리고 묻고 싶다. 당신은 어떠하냐고”라며 “더 이상 ‘기술 혁명’에 끌려가지 않고 당당하게 주도하며 ‘정신 혁명’을 이루자고. 그 방법과 길을 이 편리한 기술 안에서 함께 찾아가자고. 그것이 기술이 아닌 인류 진화의 열쇠가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유아인의 글은 계속됐다. 그는 트위터에 “친구들아. 어떤 말을 늘어놓아도 너희의 언어가 너희 스스로를 증명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욕은 욕이고 조롱은 조롱이고 몰상식은 몰상식”이라며 “지나가는 어느 선비님들도 알만한 것들이다. 제 살을 그렇게 처량하게 남에게 드러내지 말아라. 가슴이 아프다”고 적었으며,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웃는 얼굴에 침 뱉지 말라고, 그냥 이거 드시라고 #떡밥. 내일 또 ‘삭제’ 해드린다고, 그 분노 마음껏 태우시라고 다시 전해드리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아인은 24일 오후 트위터에서 몇몇 누리꾼들과 설전을 벌였다. 당시 유아인과 언쟁을 펼친 누리꾼들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 칭하며 유아인을 여성을 비하하는 한국 남자라고 비난했고, 이에 유아인은 “내가 보기 싫으면 안 보면 돼. 언팔하면 되고, 검색창에 굳이 애써서 내 이름 안 치면 돼” “너네 제발 너네 인생 삻아. 나 말고 너네 자신을 가져가. 그게 내 소원이야. 진심이고. 관종이 원하는 관심을 기꺼이 줘서 감사하다” 등의 글을 남기며 언쟁을 벌였다.

해당 논란은 대마초 흡연 파문으로 물의를 빚은 가수 연습생 한서희가 가세하면서 더욱 커졌다. 한서희는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아인의 글을 게재하며 “김치녀, 된장녀, 김여사 등등 한국 남자들이 만든 여혐 단어들이 넘쳐나는데 고작 한남이라고 했다고 증오? 혐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27일 오전에도 유아인의 인스타그램을 계정을 캡처하며 “ㅋㅋㅋㅋㅋㅋ아 삼촌!”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은 유아인이 한 누리꾼이 작성한 “한읍읍 시녀들 또 난리 치고 있네 진짜”라는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 캡처한 것. ‘한읍읍’은 한서희를 지칭하는 말로 보인다.

한편 한서희는 최근에도 하리수와 페미니스트와 관련된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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