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매거진]파바로티 10주기 월드투어-감성 토크쇼… 예술과 만난 마세라티

정민지기자

입력 2017-11-23 03:00 수정 2017-11-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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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車우수함 넘어서 브랜드 감성 전달
신진예술가 발굴-양성에도 힘써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살아 생전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를 타고 있는 모습.
화려한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세계 3대 디바’ 안젤라 게오르기우(Angela Gheorghiu)가 무대에 등장하자 객석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오페라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중 솔로곡 ‘저는 창조주의 비천한 종일 뿐’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그녀의 숨소리까지 듣기 위해 미동도 않고 무대를 지켜봤다. 세기의 프리마돈나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녀의 음색은 감성적이고 드라마틱했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그녀는 풍부한 성량으로 넓은 음역을 힘 있게 넘나들었다.

대구와 광주를 거쳐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선 게오르기우는 세계 무대에서 한창 주목받고 있는 스타 테너인 라메 라하,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인 바리톤 고성현과 함께 이날 2시간 공연 내내 열정적이고 뛰어난 무대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화려한 의상 세 벌을 갈아입으면서 박수 갈채 때마다 무대 뒤쪽 객석에까지 손 키스를 보내는 독보적인 무대 매너도 인상적이었다. 게오르기우의 내한 공연은 2012년 야외 오페라 ‘라보엠’ 이후 5년여 만이다.

이번 공연은 세계 3대 테너였던 루치아노 파바로티 10주기 추모 기념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9월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 공연에 이어 한국이 월드투어의 첫 번째 해외 공연 국가다. 프로그램은 파바로티가 생전에 즐겨 불렀던 노래들을 중심으로 채워졌다. 파바로티와 한 무대에서 상대역이었던 소프라노 중 유일하게 여전히 최정상급으로 활동하고 있는 게오르기우가 출연해 공연의 의미가 더 깊었다.

파바로티 추모 기념 콘서트는 파바로티와 오랜 인연을 맺었던 이탈리아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가 후원하고 있다. 마세라티는 1948년 파바로티의 고향인 모데나로 본사를 옮겼다. 당시 마세라티의 열렬한 팬이었던 파바로티는 직접 마세라티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파바로티는 마세라티의 엔진음을 평생 아끼고 사랑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사람들은 “마세라티의 배기음과 파바로티의 음악적 성향이 매우 닮았다. 특히 마세라티 엔진음의 치솟는 고음 파트는 파바로티의 강렬하면서도 단단한 음색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파바로티와의 인연을 귀하게 여긴 마세라티는 파바로티가 세상을 떠난 후 이탈리아 루치아노 파바로티 재단을 후원하며 신진예술가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마세라티의 문화 마케팅은 차량 기술의 우수함을 넘어서서 예술로 진화하고 있는 브랜드의 감성을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해 마세라티 브랜드의 감성이 알려지고 있다. 마세라티는 ‘G-서울 아트 페어’와 골프대회 후원 등을 했고, 국내 최대 클래식 음악축제인 대관령국제음악제를 공식 후원하기도 했다.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파바로티 서거 10주기 추모 기념 콘서트의 모습. (위사진) 이탈리아 감성 여행 토크쇼 ‘지로 디 이탈리아’. 마세라티 르반떼의 쇼룸.


이러한 마세라티의 브랜드 철학은 예술과 접목되기도 한다.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이탈리아인 예술가 올리비에로 라이날디는 단순하고 유려한 선,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역동적인 인물 형상으로 승화해 마세라티 전통에 존경의 마음을 담았다. ‘넵튠 인 더 윈드(Neptune in the Wind)’로 이름 붙여진 그의 작품에는 마세라티 특유의 강렬함, 역동성, 속도감, 우아함이 함축적으로 표현돼 관람객들에게 마세라티만의 감성을 전달했다.

앞서 파바로티가 마세라티의 엔진음을 사랑했던 것에서 보듯이, 마세라티가 많은 이들에게 예술적 가치를 지닌 ‘명품’으로 인정받고 예술적 영감을 주는 배경에는 이탈리아 특유의 감성이 묻어있는 독특한 엔진 소리가 크게 작용했다. 마세라티 본사에는 ‘엔진 사운드 디자인 엔지니어’라는 특이한 직책이 있다. 말 그대로 엔진 소리를 듣기 좋게 만드는 사람이다. 마세라티는 튜닝 전문가, 피아니스트, 작곡가까지 자문위원으로 초빙해 저회전에서부터 고회전 영역에 이르는 각 회전 영역마다 함께 악보를 그려가며 엔진음을 ‘작곡’해 마세라티만의 매력을 끌어올린다.

마세라티는 이탈리아의 문화와 전통을 알리는 활동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5월에 열린 이탈리아 감성 여행토크쇼 ‘지로 디 이탈리아(Giro d‘Italia)’다. 이탈리아어로 ‘이탈리아 여행’ 이란 뜻을 담은 토크쇼에서는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인 알베르토 몬디가 진행자로 나섰다.

알베르토 몬디는 유창한 한국어로 이탈리아 문화와 마세라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풀어내며 사진 등 영상자료들로 이탈리아 문화 탐방을 이끌었다. 이탈리아 문화와 마세라티의 연관성을 짚어낸 토크쇼는 마세라티의 철학과 감성이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였다.

서울, 부산, 광주, 대전 등의 도시에서 열 차례에 걸쳐 열린 토크쇼에서는 물의 도시 베네치아, 명품과 패션의 도시 밀라노, 이탈리아 왕국의 최초 수도 토리노, 와인과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나폴리 등이 소개됐다. 마세라티 공식 수입사인 FMK는 “마세라티만의 지적이고 고급스러운 감성을 고객들과 공유하기 위해 토크쇼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마세라티의 이탈리안 감성은 자동차 쇼룸에서도 여실하게 느낄 수 있다. 라 돌체 비타(La Dolce Vita·달콤한 인생)로 상징되는 이탈리아 특유의 열정을 알리기 위한 작품 전시회에서는 마세라티 전시장을 단순히 차량이 전시된 공간이 아닌,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문화 공간을 만들겠다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9월 스타필드 하남과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 센트럴플라자 광장에서 문을 연 ‘르반떼 쇼룸’에서는 마세라티에 실제로 쓰이는 이탈리안 최고급 가죽을 함께 전시해 직접 그 진가를 느껴볼 수 있게 했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앞으로도 브랜드가 담고 있는 예술적 감성과 철학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 마케팅으로 고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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