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윤주 “독도새우, 트럼프 선호 랍스터 비슷해 선택”

김동욱 기자

입력 2017-11-09 03:00 수정 2017-11-09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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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만찬 총괄 한윤주 ‘콩두’ 대표
한식-트럼프 취향-‘함께 갑시다’… 청와대 3가지 요청따라 재료 정해
수저는 ‘투게더’에 맞아 선물로 준비


7일 트럼프 대통령 국빈방문 공식만찬을 기획한 한식전문가 한윤주 콩두 대표. 오른쪽은 정상회담 국빈만찬 메뉴인 한우갈비구이와 독도새우 등을 올린 송이돌솥밥 반상. 콩두·청와대 제공
“청와대의 요청은 딱 세 가지였어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만찬은 국내외 안팎으로 화제가 됐다. 특히 독도새우를 이용한 잡채 요리에 대해 일본에서 불만을 나타내며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번 만찬은 모던 한식 1세대로 꼽히는 한식 전문가 한윤주 콩두 대표(50)가 총괄 기획했다. 그는 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의 중대한 일을 위해 최고의 재료로 국빈을 최대한 극진하게 대접하려고 했을 뿐인데 여러모로 화제가 돼 놀랐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만찬을 기획·준비하면서 청와대 측에서 받은 요청은 단 세 가지였다. 그는 “첫째 너무 화려하지 않은 한국인이 정말 먹는 음식에 기반을 둔 한식, 둘째 국빈의 입맛을 최대한 고려할 것, 마지막으로 만찬의 콘셉트인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함께 갑시다)’를 상징할 수 있을 것 등이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다양한 경로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아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웰던 스테이크와 고급 생선요리인 가자미, 그리고 랍스터(바닷가재)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며 “독도새우는 랍스터와 식감과 맛이 가장 비슷해 선택했다”고 말했다.

독도새우는 닭새우, 도화새우 등 다양한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는 “독도새우와 관련된 다양한 이름을 청와대 측에 전달했다. 최종적으로 독도새우라는 명칭을 결정한 것은 청와대였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일부러 일본을 자극하기 위해 ‘독도새우’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 그는 “이번 만찬 메뉴의 식자재는 국내 다양한 지역에서 올라온 지역 대표 식자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료 앞에 지역명을 다 붙였다. 거제도 가자미, 고창 한우, 담양 간장 등 모두 지역을 대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굳건한 한미동맹의 상징으로서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우르는 말인 ‘수저’를 사용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 중국 3국 모두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지만 밥을 먹을 때 동시에 사용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위 고 투게더’의 콘셉트와 맞다고 생각해 기념 선물로 방짜 수저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만찬을 위해 그와 함께 워커힐호텔&리조트에서 나온 80여 명의 셰프 및 스태프와 9일간 준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 전에 간식을 먹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모두 비웠다. 특히 문 대통령과 42분간의 만찬 동안 음식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들었다”며 “이번 만찬으로 한미 양국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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