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실리콘밸리부터 찾아간 까닭은

김지현기자

입력 2017-11-07 03:00 수정 2017-11-07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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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부품부문장 김기남 사장 취임하자마자 지난 주말 미국행
현지법인 임원들 만나 ‘혁신’ 논의… 1등 안주 말고 성장동력 확보 주문




세계 1등 반도체회사를 이끌게 된 새로운 수장의 첫 화두는 ‘혁신’이었다. 1일 삼성전자 부품(DS)부문장이 된 김기남 사장은 취임 후 첫 행보로 미국 실리콘밸리 방문을 택했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주말이 낀 3∼5일 실리콘밸리를 찾았다. 2박 3일간의 짧은 일정 동안 차세대 반도체 기술과 미래시장 창출을 위해 현지 법인 임원들과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DS부문 미주총괄이 이곳에 있다. 연구개발(R&D)과 미주지역 영업·마케팅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삼성전자는 또 차세대 미래 먹을거리 발굴을 목표로 하는 전략혁신센터(SSIC)도 실리콘밸리에 두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김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실리콘밸리부터 간 것은 그만큼 삼성전자가 4차 산업혁명 관련 혁신에 목말라 있다는 증거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인텔을 꺾고 25년 만에 세계 정상에 올랐지만 내부적으로 현재 성과에 안주하기보다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주문하며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7∼9월) 매출액 62조500억 원, 영업이익 14조5300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DS부문은 10조8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체 실적의 4분의 3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메모리반도체 시황 호조 덕에 4분기(10∼12월)는 물론이고 내년 1분기(1∼3월)까지도 최대 실적 기록행진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최고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에서도 김 사장은 끊임없이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4차 산업혁명 분야를 이끌고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들을 초청해 외부 자극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DS부문은 지난달 26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인 경기 화성캠퍼스에서 비공개로 사내 ‘이노베이션 데이’를 열었다. 인공지능(AI) 및 딥러닝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앤드루 응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연사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 교수는 2011년 구글 AI 연구팀인 ‘브레인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2014년부터 최근까지 중국 검색엔진 서비스인 바이두에서 최고 과학자로 근무했다. 이 밖에 페이스북 비밀 프로젝트인 ‘빌딩 8’ 출신의 리기나 두건 씨와 데이터 관련 스타트업인 펀지블의 프라디프 신두 최고경영자(CEO) 등 각 분야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AI와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을 주제로 DS부문 경영진과 임직원 600명에게 강연을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삼성전자 직원은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데이터 경제’ 시대에 맞춰 삼성전자의 혁신 방향과 새로운 접근 방법을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했다. 그는 “대형 강당에 자리가 부족할 만큼 임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반도체총괄이었던 김 사장도 행사에 직접 참여해 연사들과 의견을 나눴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권오현 회장 지휘 아래 세계 1등이라는 첫 타이틀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면 김기남 사장 체제에서는 이를 지속가능하게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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