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 간호사 증언 토대로 한 다큐 연극”

동아일보

입력 2017-10-25 03:00 수정 2017-10-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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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3년만의 기획공연 “병동소녀는… ” 연출 김재엽 교수

연극 ‘병동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의 대본을 쓰고 직접 연출한 김재엽 연극연출가. 예술의전당 제공
요즘 문화계의 화두는 ‘실화’다. ‘택시운전사’ ‘군함도’ 등 실화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며 화제를 낳고 있는 가운데 연극계에도 유독 실화 연극을 추구하는 젊은 연출가가 있다. 다큐멘터리적 연극 화법으로 재치와 유머를 버무려 사회현상을 날카롭게 분석하는 연극 연출가인 김재엽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44)다.

김재엽 연출은 11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연극 ‘병동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를 올린다. 예술의전당이 3년 만에 내놓는 기획공연이다. 최근 만난 그는 “2015년 연구년을 맞아 독일 베를린예술대에 방문교수로 1년간 체류할 당시 만난 파독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2014년에도 자신의 아버지를 모델로 내세운 실화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를 제작했다. 김 연출은 이 작품으로 제50회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희곡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병동소녀…’는 ‘재독여성한인모임’의 주축이 된 고 유정숙 여사와 파독 간호사들을 인터뷰해 얻은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그는 “파독 간호사들의 생생한 역사를 그들의 2세조차 제대로 알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록 차원에서 파독 간호사분들의 증언을 토대로 연극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에는 외국인 노동자로서 겪었던 부당함에 맞선 모습, 정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적극적 행동,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족들을 위해 희생했던 아픔 등 파독 간호사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들이 파독 간호사들이 독일 사회에서 뿌리 내리기 위해 어떻게 능동적으로 행동했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쉽게도 이번 작품에선 유정숙 여사 역을 맡았던 배우 예수정이 공연을 한 달여 앞두고 개인 사정으로 하차했다. 예수정은 빠졌지만 전국향 홍성경 이영숙 등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는 중년 여배우들이 무대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11월 7일부터 12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1만5000∼5만5000원. 02-580-1300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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