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삼시 세끼’ 바른 식생활이 건강 지키는 첫걸음

정지혜기자

입력 2017-10-25 03:00 수정 2017-10-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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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 과일·채소 섭취량 부족
1일 권장량 절반 수준에 불과
나트륨은 권장량의 2배 과다섭취
균형 잡힌 식단-규칙적 식사 중요


잘못된 식습관과 불균형한 영양 섭취는 아이들의 비만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제공
과일·채소의 섭취 부족이나 편식과 같이 피해야 할 ‘식습관 블랙리스트’만 잘 지켜도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시 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고 음식을 골고루 꼭꼭 씹어서 먹으라’는 부모님의 잔소리가 무서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며 장수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던 것이다.




암, 흡연 유전보다 나쁜 식습관과 관련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의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Institute of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가 전 세계 195개 국가 및 지역에서 330개 이상의 질병, 사망원인, 부상을 분석한 ‘2016 세계 질병부담(Global Burden of Disease)’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나쁜 식습관으로 인한 사망자가 1000만 명이 넘어 전 세계 사망자 5470만여 명의 18.8%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5명 중 1명에 이르는 수치로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710만여 명보다 무려 300만여 명이나 많았다.

매년 4000만여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비전염성질환(Non-communicable diseases)의 주요 원인도 나쁜 식습관이 지목된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대표적인 비전염성질환인 암은 흡연이나 유전보다 나쁜 식습관과 더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과일·채소 섭취 부족, 나트륨 섭취 과다


우리나라에서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을 초래하는 중요한 위험 요인 중 하나도 나쁜 식습관이다. IHME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질병부담을 초래하는 건강 위험 요인은 나쁜 식습관과 높은 공복 혈당, 흡연, 음주 및 약물 복용, 고혈압 순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나쁜 식습관으로 인한 질병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의 나쁜 식습관의 주범은 과일·채소 섭취 부족과 나트륨 과다 섭취가 꼽힌다. 한국인 과일·채소 섭취량은 과일 198.3g, 채소 296.8g으로 세계보건기구(400g), 한국영양학회(과일 300∼600g·채소 210∼490g)의 1일 권장량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인의 나트륨 과다 섭취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은 2010년 대비 19%가량 감소했지만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하루 섭취량 2000mg의 약 2배에 해당하는 3890mg에 이른다.




잘못된 식습관·불균형한 영양섭취로 비만 아동·청소년 급증


잘못된 식습관과 불균형한 영양 섭취는 아이들의 비만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아동·청소년 비만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남자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1975년 1.2%에서 지난해에는 10배 이상으로 증가한 12.9%를 기록하며 세계 58위에 올랐다. 여자 아동·청소년은 0.2%에서 4.7%로 늘어 134위를 기록했으며 남자 대비 비만율은 크게 낮았다.

이처럼 아동·청소년의 비만율이 크게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나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 크다. 실제 통조림과 탄산음료 등 정크푸드 소비 비율이 높은 남태평양의 섬나라 나우루와 쿡 제도, 팔루우의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무려 30%를 넘어섰다.




올바른 식습관 국가·개인 ‘함께’ 노력해야


건강은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국가와 민간이 함께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09년 식생활교육지원법 제정을 통해 국가 차원에서 국민 스스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제고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정부가 지정한 식생활교육지원센터((사)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를 통해 국민의 생애 주기별 맞춤형 교육과 영양불균형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취약계층의 건강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2010년부터는 국가 식생활교육기본계획의 수립으로 영유아 어린이집 대상 과일·채소 지원과 미각교육, 어르신 대상 맞춤형 바른 식생활 교육과 밥상 지원,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식생활 교육 등 정부와 민간이 함께 국민의 바른 식생활 정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정부의 지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인 스스로 올바른 식습관을 개선하려는 노력이다. 누구에게나 해가 되는 ‘식습관 블랙리스트’부터 피하는 것이 먼저다. 농식품부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5년 국민공통 식생활 지침을 제정하고 국민의 바른 식습관을 위한 9대 지침을 공표한 바 있다.

하루 채소·과일과 쌀·곡류 섭취량 지키기, 나트륨과 단 음식 섭취량 줄이기, 제철 음식 먹기, 식재료 본연의 맛을 담은 조리법 지키기,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 횟수 늘리기 등은 건강한 식습관 유지를 위한 좋은 방법이다.

황민영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 대표는 “올바른 식습관은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기초적이면서 효과가 매우 높은 방법이다”며 “매일 균형 잡힌 식단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부터 시작해 국민의 건강한 식습관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정보를 제공해 나갈 예정이니 국민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2017 바른 식생활 열린 한마당에서는 바른 식생활의 중요성을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2017 바른 식생활 열린 한마당’ 내일 개최 ▼

‘2017 바른 식생활 열린 한마당’이 26, 27일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개최된다. 이 행사는 바른 식생활·식습관 교육 실천 확산 및 국가 식생활 교육 정책과 사업의 일환이다. 바른 식생활의 중요성을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여러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매년 시행돼 오고 있다.

행사에는 전시, 공연, 체험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전시에는 식생활교육을 주제로 한 ‘주제관’을 비롯한 20여 개에 이르는 ‘교육 체험관’ 등이 있다. 공연은 대학 동아리 밴드 공연과 어린이 인형극, 채소 과일 먹기 캠페인 등이 예정돼 있으며 관람객들은 지역별 식생활교육 콘텐츠, 스탬프 랠리, 페이스페인팅 등의 체험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사)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가 주관한다. 개막식은 26일 오전 11시에 시작하며 유관기관 및 단체 등에서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지혜 기자 chi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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