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동아]겨울 불청객 ‘독감’… 차세대 백신으로 예방해볼까

박진혜기자

입력 2017-10-18 03:00 수정 2017-10-18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국내 유일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A형 독감 바이러스 등 4가지 바이러스 예방 가능
항생제-보존제 투여 불필요… 계란 알레르기 있어도 안심


지난해 이른 독감이 유행하면서 국내 독감 환자는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6∼2017시즌에 독감 의사환자(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독감 의심증세를 보이는 환자)는 인구 1000명당 최대 86.2명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최고치였던 2013∼2014시즌의 64.3명보다 약 34% 증가한 수치였다.




아시아권 대유행 독감, 한국도 위험한 시기


올해는 홍콩, 대만, 미얀마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도 독감이 대유행하면서 집단적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홍콩 식품위생국에 따르면 홍콩에선 올 5월부터 독감이 유행하기 시작해 1만5000여 명의 감염자를 냈고 사망자는 310여 명에 달했다. 대만에서도 지난여름 한 달 만에 20명이 넘는 독감 사망자가 발생했고, 미얀마에서도 사망자가 26명에 달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국내외에서 독감 대유행 상황이 발생하며 선선해지는 날씨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독감은 매년 10, 11월이면 유행하기 시작해 빠르게 확산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200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독감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237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의 수가 많은 건 전염성이 높은 데다 폐렴이나 뇌염 같은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악성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독감백신 효과 높은데 접종률은 낮아


성인은 백신 예방접종만으로도 최고 90%까지 독감 예방이 가능한데, 국내 독감 예방접종률은 선진국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14∼2015년 기준 미국의 독감 예방접종률은 전체 인구의 50% 수준이고, 유럽의 경우 네덜란드와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80∼90%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국내는 20∼30%에 불과한 실정이다.

독감백신의 효과는 피접종자의 연령, 기존에 앓고 있는 기저질환, 백신과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일치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백신과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가 맞을 경우 건강한 성인의 백신 예방 효과는 70∼90%다. 노인의 경우 예방 효과는 30∼40%지만 입원을 예방하는 데엔 50∼60%의 효과가 있고, 사망을 예방하는 데엔 80% 정도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독감백신의 면역력은 한 번 접종으로 약 6개월 정도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질병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독감은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해 12월과 1월에 최고점을 찍는다. 항체 형성에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로 지금이 독감예방 접종의 최적기다.




새롭게 등장한 차세대 백신 ‘4가 백신’


지난해부터 국내 독감백신 시장은 세포배양 백신, 4가 백신 등 기존에 없던 다양한 독감백신들이 등장하며 피접종자들의 선택권도 더욱 넓어졌다. 특히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은 차세대 백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4가 백신은 A형 독감 바이러스 두 종류(H1N1, H3N2)와 B형 바이러스 두 종류(야마가타, 빅토리아)를 모두 예방할 수 있다. 2013∼2014시즌부터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품청(EMA) 등은 4가 백신 접종으로 기존 3가 백신보다 폭넓은 예방 효과를 제공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호주의 경우 노년층, 임신부, 영유아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국가예방접종사업에 가장 먼저 4가 백신을 도입했고, 올해는 4가 백신만을 채택해 접종하고 있다.




국내 유일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


SK케미칼이 개발한 4가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는 국내 유일 세포배양 방식으로 독감백신을 생산해 항생제나 보존제의 투여가 불필요한 고순도 백신이다. 이에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도 안심하고 접종이 가능하며, 항생제에 대한 과민반응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 이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 대비 생산 기간이 짧아 신종플루처럼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변종 독감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스카이셀플루4가의 임상을 주도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스카이셀플루4가는 국내 성인 1503명과 소아 4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을 통해 만 3세 이상 전 연령대에서 면역원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임상에 참여한 김윤경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제품 안전성에 대해 “중대한 이상약물반응(SADR)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제품의 특장점을 앞세워 글로벌 백신 긴급구호에도 활용됐다.

SK케미칼은 독감 대유행으로 사망자가 속출한 미얀마에 스카이셀플루4가를 긴급 공급했다. 이번 공급은 최근 급속한 독감 확산으로 백신 수급이 어려워진 미얀마 정부가 WHO와 주변국에 긴급 지원을 요청하면서 이루어졌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홍콩, 대만, 미얀마 등 해외 곳곳에서 독감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백신 접종에 대한 국내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보다 안전하고 폭넓은 예방 효과를 가진 차별화된 제품을 바탕으로 국민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방’에 초점 둔 개발과 연구에 한창


한편 세계 생명과학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SK케미칼은 2006년 예방의학의 첨병인 백신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과감한 결단을 통해 집중 육성키로 결정,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R&D)에 약 4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2012년에는 경북 안동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공장 L하우스를 완공했다. 안동의 경북바이오산업단지에 위치하고 있는 L하우스는 세포배양, 세균배양, DNA재조합, 단백접합 등 모든 기반기술 및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시설에선 새롭게 발생해 유행하는 전염병에 대한 신규 백신을 개발 완료하고 즉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한 SK케미칼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폐렴구균, 대상포진, 자궁경부암, 소아장염 등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성인용 폐렴구균백신 개발에 성공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획득했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대상포진백신은 지난달 식약처 시판 허가를 받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수두백신, 소아장염백신, 자궁경부암백신, 장티푸스백신 등도 현재 임상을 진행 중이다.

박진혜 기자 jhpark1029@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