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시범케이스로 NAFTA 대신 한미FTA 폐기로 선회”
조은아 기자
입력 2017-10-13 03:00 수정 2017-10-13 03:00
美매체 “나바로 조언 충동적 수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 시범 케이스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철회를 추진하다 정치적인 부담을 느끼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강공으로 선회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국수파’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주도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올해 초여름 나바로 위원장이 NAFTA 철회를 고민하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NAFTA 대신 한미 FTA를 보호무역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은 어떨까”라고 제안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NAFTA를 두고 한창 멕시코와 기싸움을 벌이던 중이었다.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자유무역 찬성파 참모들은 “NAFTA는 워낙 기념비적인 협정이니 없애 버리기보다는 재협상해야 한다”고 대통령을 설득했다. 회의에는 찬성파인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반대파인 나바로 위원장 및 스티브 배넌 당시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찬성파 의견에 일부 수긍하면서도 “NAFTA를 건드리지 않으려면 (대신 건드릴) 다른 보호무역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버텼다. 이때 나바로 위원장이 한미 FTA를 대안으로 들이밀었다는 것이다. 복수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공격의 파장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고 나바로 위원장의 조언을 충동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 직후 미국 우선주의 첫 정책으로 NAFTA를 손보겠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돌연 한미 FTA에 집중 포화를 퍼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인 4월 29일 NAFTA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었지만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한 뒤 이를 유예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최근 존 켈리 비서실장이 백악관 질서를 다잡으며 비교적 실권이 약해졌다. 미 폴리티코는 “나바로 위원장이 이끄는 특임부서 ‘무역·제조업정책국(OTMP)’이 콘 위원장이 맡은 NEC 산하로 편입됐다”고 지난달 27일 보도했다.
그럼에도 한미 FTA가 계속 몰매를 맞는 데는 한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지난달 22일 뉴욕에서 열린 ‘국제 이해를 위한 비즈니스 협의회(BCIU)’ 비공개 세미나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는 한국의 정책을 트럼프 대통령이 맘에 들어 하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가 한미 FTA를 폐기하고 싶어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 시범 케이스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철회를 추진하다 정치적인 부담을 느끼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강공으로 선회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국수파’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주도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는 올해 초여름 나바로 위원장이 NAFTA 철회를 고민하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NAFTA 대신 한미 FTA를 보호무역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은 어떨까”라고 제안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NAFTA를 두고 한창 멕시코와 기싸움을 벌이던 중이었다.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자유무역 찬성파 참모들은 “NAFTA는 워낙 기념비적인 협정이니 없애 버리기보다는 재협상해야 한다”고 대통령을 설득했다. 회의에는 찬성파인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반대파인 나바로 위원장 및 스티브 배넌 당시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찬성파 의견에 일부 수긍하면서도 “NAFTA를 건드리지 않으려면 (대신 건드릴) 다른 보호무역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버텼다. 이때 나바로 위원장이 한미 FTA를 대안으로 들이밀었다는 것이다. 복수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공격의 파장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고 나바로 위원장의 조언을 충동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 직후 미국 우선주의 첫 정책으로 NAFTA를 손보겠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돌연 한미 FTA에 집중 포화를 퍼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인 4월 29일 NAFTA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었지만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한 뒤 이를 유예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최근 존 켈리 비서실장이 백악관 질서를 다잡으며 비교적 실권이 약해졌다. 미 폴리티코는 “나바로 위원장이 이끄는 특임부서 ‘무역·제조업정책국(OTMP)’이 콘 위원장이 맡은 NEC 산하로 편입됐다”고 지난달 27일 보도했다.
그럼에도 한미 FTA가 계속 몰매를 맞는 데는 한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지난달 22일 뉴욕에서 열린 ‘국제 이해를 위한 비즈니스 협의회(BCIU)’ 비공개 세미나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는 한국의 정책을 트럼프 대통령이 맘에 들어 하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가 한미 FTA를 폐기하고 싶어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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