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동경영]군 장병 헌혈, 선진 헌혈문화 확산에 기여

태현지 기자

입력 2017-09-25 03:00 수정 2017-09-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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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

우리나라는 대한적십자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혈액사업을 시작한 이후 56년 만인 2014년 최초로 연간 헌혈자 3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무상헌혈에 대한 국민 참여율이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헌혈문화 확산과 혈액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헌혈문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세운 주인공이 있다. 바로 군 장병들이다.

우리나라 혈액사업은 6·25전쟁을 계기로 군에서 먼저 시작되었고 헌혈도 군에서 먼저 제도화했다. 한국전쟁 당시만 해도 부상자 치료를 위한 혈액을 대부분 미국에서 공수했다. 전쟁이 끝난 이후인 1958년 적십자사가 ‘국립혈액원’을 인수하여 혈액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나, 필요한 혈액공급이 매혈 위주의 후진국형 헌혈환경을 벗어나지 못했고 이런 상황은 197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다.

특히 베트남전쟁이 한창일 때 한국군 병력은 최고 5만여 명에 이르기도 했는데 당시 우리 군 부상병에게 수혈된 혈액은 6·25전쟁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인들이 헌혈해 준 혈액이었다. 국내에서도 파병 병사들을 위한 헌혈이 이뤄지기도 했으나 안타깝게도 해군 수송선에 실려 가는 도중에 변질되어 폐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6·25전쟁에 이어 15년이 지난 베트남전에서도 미국인의 피를 빌려 써야 했던 우리 군의 뼈아픈 경험은 군의 혈액수급 제도를 체계화하는 배경이 되었다. 그 결과 1982년부터 2016년까지 1607만여 명의 군 장병이 헌혈을 통해 생명나눔을 실천했으며 지난해 단일 단체로는 가장 많은 34만여 명의 장병이 헌혈에 동참했다.

적십자사는 혈액 수급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안정적으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특정 시기 전혈헌혈에 참여하는 ‘나눔 히어로즈’ 운영, 헌혈약정단체와 적십자 임직원 및 봉사원 등과 함께 하는 ‘생명나눔 헌혈 릴레이’, 단체헌혈이 어려운 소규모 단체가 헌혈에 참여할 수 있도록 차량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픽업서비스’를 비롯하여 등록헌혈제 운영 등 헌혈증진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군 장병의 헌혈이 과거 매혈에서 무상 헌혈로의 전환과 범국민적 헌혈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하였듯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부족한 혈액의 안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적십자사 박경서 회장은 “생명나눔 공동체운동에 동참해 준 군 장병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나라도 지키고 국민의 생명도 지키는 자랑스러운 국군 장병들이야말로 이 나라의 진정한 영웅이다”라며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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