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과 좋은 이웃

노트펫

입력 2017-09-18 10:07 수정 2017-09-1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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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이웃은 매우 중요한 존재다. 우리 선조들은 “멀리 사는 사촌보다 이웃이 중요하다.”면서 가까이 사는 이웃의 중요성을 피붙이에 비교해서 강조했다.

백번 지당한 말이다. 위기상황이나 응급상황이 발발하면 이웃은 당장 나를 도울 수 있지만, 가까운 친척은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래서 가급적 이웃과는 가깝게 지내야 하고, 절대로 이웃을 적으로 만들면 안 된다.

그런데 개를 키우다 보면 이웃과 종종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필자는 개를 키우다가 발생하는 이웃과의 갈등은 분변 처리 문제 때문에 가장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개들은 당연히 정기적으로 산책을 시켜 주는 게 좋다. 개들은 넓은 공간을 걷거나, 뛰면서 자신들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동의하는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조심해야 하는 일은 그 뒤에 바로 따라 온다.

주인과 함께 산책을 하는 개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배설물로 영역을 표시한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직 늑대가 준 습성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개에게 대소변은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그들에게는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다.

개들은 산책을 하면서 배변 활동을 하기 적당한 곳을 끊임없이 찾는다. 그리고 그 장소에서 도착하면 크고 작은 생산물을 남겨 놓는다. 소변의 경우, 찔끔찔끔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큰 갈등의 원인으로 번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변은 다르다. 개가 대변을 본 이후 주인의 행동 여하에 따라 자칫 이웃 간에 큰 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

미국에서도 개의 분변 처리 때문에 이웃 간에 다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개를 데리고 산책 하는 경우 대부분 주인의 경우 주머니에 비닐 봉투와 장갑을 가지고 나온다. 물론 개가 대변을 보면 바로 치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곳에는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이 있다. 오직 자신만의 이익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는 법이다.

다운타운을 걷다보면 “좋은 이웃이 되세요, 당신의 개가 대변을 본 이후 반드시 치우세요.”라는 경고 문구를 볼 수 있다.

애견선진국이라는 미국인들 중에서도 자신의 개가 만든 개똥을 치우지 않고, 그냥 가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사는 마을의 도로나 잔디밭에서도 개똥을 종종 볼 수 있다. 얌체 같은 개 주인들이 개똥을 치우지 않고 가기 때문이다.

미국 단독주택 대부분은 집 앞에 펜스를 따로 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개가 똥을 싼 공간 대부분 남의 집 앞마당이다. 이러한 얌체 짓은 이웃 간의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

개를 키우면 한국이나 미국이나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사회적인 책임이 있다.

적어도 대변 문제로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내가 안 치우면 이웃이 치울 것이다.’는 잘못된 태도는 반드시 고쳐야 할 것이다. 그래야 모든 애견인들이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다.

캉스독스(powerranger7@hanmail.net)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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