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클릭수 높일 뉴스 골라 노출”

박희창 기자 , 임현석 기자

입력 2017-09-13 03:00 수정 2017-09-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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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포털 뉴스편집 분석
광고 수익 극대화하기 위해
이용자 정치성향 맞춰 기사배치

여론의 양극화 초래할 위험
가짜뉴스 범람 가능성 높아져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이 ‘클릭’ 수를 높여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용자의 성향에 맞는 뉴스를 주로 노출하고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회 수만 바라보고 뉴스 편집을 하다 보니 여론의 양극화가 초래되고,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2일 발표한 보고서 ‘포털 뉴스의 정치 성향과 가짜 뉴스 현상에 대한 시사점’에 따르면 인터넷 포털 뉴스섹션의 편집은 진보나 보수 같은 특정 이념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이용자의 정치 성향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이 이용자의 입맛에 맞는 뉴스를 주로 노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포털이 배치한 뉴스와 이용자의 정치 성향의 차이가 클수록 조회 수는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사회적인 이슈에 따라서 포털 뉴스섹션에 배치된 기사들의 정치적인 성향은 달라졌다. 2015년 3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는 보수적인 성향의 뉴스가 많았고, 3개월 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터졌을 때에는 진보적인 뉴스 기사로 채워졌다.

보고서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이용자와 포털이 제공하는 뉴스의 정치 성향이 다를 경우 포털 회사의 수익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연구를 진행한 최동욱 KDI 연구위원은 “이용자의 클릭 수를 증가시켜 광고 수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포털의 인센티브 구조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인터넷 포털이 편향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수익을 더 높이기 위해 앞으로 더욱 개인화된 뉴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이를 통해 뉴스가 진보나 보수 둘 중 하나로 편중될 수 있고 클릭만을 노리는 가짜 뉴스가 확산되는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 연구위원은 “개인화된 뉴스는 이용자의 입맛에 맞는 뉴스만을 제공하게 되고 여론의 양극화를 강화할 수 있다”며 “양극화된 뉴스 채널은 가짜 뉴스의 범람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네이버는 올 2월 이용자의 뉴스 이용 패턴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기사 추천 시스템을 모바일 뉴스판에 도입했다. 이용자가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뉴스만 보게 돼 평소의 고정관념과 편견이 더 강화되는 이른바 필터버블(Filter Bubble) 현상이 확산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 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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