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원전 연장, 후손에 숙제 남기는 것”

최혜령기자

입력 2017-09-13 03:00 수정 2017-09-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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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 원전 주민과 간담회
노조 “원전 부정적으로 보지 말길”
白장관 “마피아 언급은 납품 비리”


“10만 년의 숙제를 후손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은 12일 경북 경주시 월성 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해 지역주민과 간담회를 한 뒤 취재진에게 “신규 원전을 계속 짓고 노후화된 원전의 수명을 연장해서 가는 건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 장관은 경주 지진이 발생한 지 1년이 되는 이날 월성 원전과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을 찾아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지역주민, 노조 등 관계자 30여 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한수원 노조는 원전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라고 요구했다. 윤원석 한수원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신재생과 친환경 에너지는 원자력과 같이 가야 한다”면서 “우리가 김정은도 아닌데 악의 축이라거나 ‘원자력은 마피아다, 너희는 악’이라고 표현하다 보니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백 장관은 이에 대해 “악의 축이라고 한 적도 없는 것 같고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해명한 뒤 “마피아 언급이 나온 이유는 원전부품 납품비리에 관련된 일부 업체로 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원전은 항상 같이 가야 하는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편 간담회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백 장관은 “사용후핵연료는 10만 년 동안 계속 방사능을 배출할 수 있어 그 이상 보관해야 하는데 10만 년이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며 핵연료 저장시설 건설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월성 원전은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이 2020년 포화 상태에 이르게 돼 저장시설을 추가로 지어야 하지만 주민 반대 등으로 건설이 차질을 빚고 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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