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국 해저탐사선 5대양-극지 누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7-09-01 03:00 수정 2017-09-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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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자원硏, ‘탐해 3호’ 개발 착수

전 세계 바다를 누비며 해저의 숨은 자원을 찾아낼 수 있는 차세대 해저탐사선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은 5대양을 비롯해 육지에서 가까운 대륙붕, 극지 주변 바다 등 전 세계 모든 해역을 누빌 수 있는 해저에너지자원 탐사선인 ‘탐해 3호’의 본격적인 건조에 착수한다고 31일 밝혔다. 이 선박은 길이 100m, 폭 20m, 총 용적톤수 5000t가량의 중대형급 탐사선이다. 지질연은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총 1725억 원을 투입해 설계, 건조, 감리, 연구 장비 탑재, 시범 운영 등을 모두 주관한다.

탐해 3호는 음파를 이용해 바닷속 지층을 조사할 수 있는 ‘탄성파탐사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해저 지층을 손바닥 보듯 볼 수 있는 이유다. 12.5m 간격으로 정밀 음향센서가 붙어 있는 6km짜리 줄을 선박 뒤에 매달아 바다 표면에 띄우고 끌고 다닌다. 강한 음파를 발사한 뒤 반사돼 돌아온 소리를 분석해 해저면 아래 6km 깊이까지 확인할 수 있다. 깊은 지층의 구조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 ‘물리탐사연구선’으로도 불린다. 이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해상에서 선박 위치를 정확하게 자동으로 유지하거나 미리 설정한 항로를 자동으로 항해하는 ‘동적 위치제어시스템’도 설치한다. 구남형 지질연 석유해저연구본부장은 “탐해 3호는 탐사줄을 최대 8개까지 끌고 다닐 수 있어 기존 3, 4줄만 끌고 다닐 수 있던 선박보다 해저지층 분석 능력이 월등하게 좋다”고 말했다.

탐해 3호의 건조 목표는 ‘바다라면 어디든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얼음이 바다 위에 떠다니는 ‘유빙’ 지역에서 항해가 가능한 ‘내빙선’으로 건조될 계획이다. 약 60cm 두께의 얼음이 떠다니는 곳도 항해할 수 있는 ‘아이스클래스 1-B’ 등급으로 건조된다. 가장 높은 1-S등급(두께 1m의 얼음이 떠다니는 해역에서도 항해 가능)에 비해 다소 부족하지만 대부분의 극지 주변 바다는 항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얼어붙은 바다를 표면을 가르며 항해하는 ‘쇄빙능력’은 갖추지 못했다. 국내에서 쇄빙능력을 갖춘 연구선은 극지연구소가 보유한 ‘아라온호’가 유일하다.

국내에서 해양 연구선을 운영하는 연구기관은 세 곳이다. 극지연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는 남·북극 과학기지 건설 지원 및 물자 보급, 대기환경, 해양생물자원 연구 등에 쓰인다. 해양과학기술원이 보유한 ‘이사부호’는 2016년 건조됐다. 탐해 3호가 해저 자원 탐사가 목적이라면 이사부호는 심해생명자원 확보, 한반도 주변 기후와 해양생태계 변동 등의 연구가 목적이다. 총 용적톤수가 5894t으로 탐해 3호보다 약간 큰 편이다.

지질연은 총 용적톤수 2085t 규모의 탐해 2호를 20년 이상 운영했지만 평균 선박 수명인 25년에 거의 도달해 교체 필요성이 제기됐다. 여기에 국내 대륙붕 자원 탐사와 현재 동해에서 진행 중인 가스 하이드레이트(얼음형 천연가스) 탐사개발,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기술개발 등 미래 신산업에 대비하기 위해 고도의 해저 탐사역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탐해 2호는 해저 지층을 3km 정도까지만 확인할 수 있어 탐해 3호보다 성능이 낮다. 아라온호는 극지연구 지원이, 이사부호는 순수 과학기술 연구 목적이 강하다면 탐해 2, 3호는 산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자원 탐사가 주 목적이다.

구 본부장은 “탐해 3호를 투입하면 조사 지역의 정밀한 3차원(3D) 지층영상을 얻을 수 있어 지층의 단면만 파악할 수 있던 기존 장비보다 석유가스자원 탐사의 시추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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