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힉스’비밀 캐낸 CERN이 최초 구매한 한국 제품 1호

태현지 기자

입력 2017-08-28 03:00 수정 2017-08-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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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온테크

김현춘 대표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2012년 우주 탄생의 원리를 규명하는 ‘힉스입자’의 존재를 입증하며 과학사의 한 획을 그었다. 이 CERN이 최근 국내 중소기업의 센서 측정 장비를 처음으로 구입했다. 바로 인천에 위치한 ㈜씨온테크가 그 주인공. 2006년 설립 이후 카메라 모듈 제조 및 반도체 제조 자동화 장비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온 ㈜씨온테크는 최근 5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미터) 두께의 초박형 반도체 소자의 전기 특성 측정 완전 자동화 장비를 개발하여 CERN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씨온테크의 제품은 CERN의 대형 이온충돌기실험 검출기(ALICE ITS)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의 CMOS 공정을 이용해 개발된 ALPIDE 센서 양산 측정 장비로 개발되었다. CERN과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신하고 있던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권영일 교수 연구팀으로부터 측정 장비의 개발을 권유받은 후 제품 개발에 성공하여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기기 신뢰성과 양산성을 검증받았다.

현재 ㈜씨온테크는 고청정 크린룸에서 사용될 고속 핸들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SMT mounter 또는 Tester 등의 제품들에 적용된 기존 고속 핸들러와 달리 미세먼지나 입자에 의한 불량 원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이다. 조그만 티끌에도 불량이 나는 미세 제품인 카메라 모듈의 자동 조립 장치에 특화되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카메라 모듈의 생산 수율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춘 대표는 “정부가 당장의 이익이 되는 사업보다는 세계 일류 제품 개발을 위한 토양이 될 수 있는 도전적인 기술에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며 소신을 나타냈다. 또한 “㈜씨온테크에서는 직원 개개인의 자아(自我)에 대한 자존감,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심을 경영 이념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이것이 직원 존중과 고객 존중으로 이어진다는 일관된 철학 때문이다. 그는 “㈜씨온테크의 뜻이 ‘Creative on Technology’인 만큼 유연한 사내 문화에서 창의적인 생각으로 창의적인 제품을 생산할 것을 목표로 정진하겠다”며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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