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쿱택시, 연내 10개 도시로 확대”

손가인기자

입력 2017-07-17 03:00 수정 2017-07-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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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협동조합 출범 2주년 맞아
“여성-고령-장애인위해 3교대 검토… 쿱버스-충전소 사업진출도 계획”


한국택시협동조합의 ‘쿱(coop)택시’가 출범 2주년을 맞았다. 협동조합은 조직을 전국 단위로 넓히는 등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택시협동조합 제공
‘사납금 없는 착한 택시’를 표방하며 출범한 한국택시협동조합의 ‘쿱(coop)택시’가 출범 2주년을 맞았다. 노란색의 쿱택시는 협동조합(cooperative)에서 따온 이름. 협동조합은 조직을 전국 단위로 넓히고 ‘쿱버스’와 정비소 충전소 등 새로운 사업으로의 진출 포부를 밝혔다.

2015년 첫발을 뗀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공동으로 조합을 관리하고 수익금을 조합원의 급여와 복지에 사용하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 사주가 수익금 대부분을 사납금으로 가져가는 기존 택시운수회사와는 다르다. 열악한 근무 환경과 턱없이 부족한 임금에 ‘악성 일자리’ 중 하나로까지 거론되던 택시운수업을 양질의 일자리로 바꿔놓겠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시작은 녹록지 않았다. 협동조합을 세운 박계동 이사장은 법정관리대상이던 택시회사를 인수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살던 집을 팔고 여기저기서 돈을 빌렸다. 뜻을 함께한 택시 운전사들도 2500만 원씩 내놨다. 우여곡절 끝에 조합이 출범했으나 “이사장이 수익을 운전사들에게 배분한다는 건 거짓말 아니냐”는 의심부터 받아야 했다.

2년이 지난 지금, 협동조합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모범 사례로 꼽힌다. 조합이 인수한 이전의 법인회사와 비교하면 운전사들의 근무 시간은 ‘6일 근무 후 하루 휴무’에서 ‘5일 근무 후 휴무’로 나아졌다. 평균 월급도 약 114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오히려 올랐다. 조합원들이 하루 최대 15만 원 정도였던 사납금을 부담하지 않고, 연료비와 보험료 등의 비용만 조합에 낸 후 나머지 수익은 대부분 가져가기 때문이다. 이경식 협동조합 이사장은 “일할 맛 나는 일자리는 자연스레 소비자에 대한 질 좋은 서비스로 이어지게 돼 있다”며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협동조합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협동조합은 14일 ‘창립 2주년 기념식’을 열고 올해 안에 10개 도시로 조직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성, 고령자, 장애인 조합원을 위한 택시회사 최초 3교대제 근무도 검토 중이다. 버스회사 인수 작업에 착수해 ‘쿱택시’를 넘어선 ‘쿱버스’를 출범시키고 협동조합 형태의 정비소와 충전소를 세울 계획도 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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