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에 강한 대학]“여기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가 있다”

우경임 기자

입력 2017-07-11 03:00 수정 2017-07-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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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은 소통의 장으로 변신, 창의력 키우는 프로그램 신설…타 전공 문턱 낮춰 융합인재로


제4차 산업혁명’의 저자 클라우스 슈바프는 “4차 산업혁명에서는 기술 혁신의 빠른 진보 때문에 노동자가 새로운 능력을 배우고 다양한 문맥 안에서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숙련도 높은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고 창출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요구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대학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양대는 최근 학습공간과 학습법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고 있다. 이영무 한양대 총장은 최근 한양대 교육·연구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한양미래위원회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 혁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19세기 공간에서 20세기 교수가 21세기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는 반성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먼저 강단에 교수가 서고, 학생들이 교수를 바라보는 강의실을 상호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학생들이 토론을 하고, 실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인 한양 개방형 창의공간(가칭), 아이큐브 랩(가칭)을 조성한다. 교육과정과 교수학습에도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① 학과별 산업체자문단 도입

한양대는 올해 초 국내 대학 최초로 서울·에리카(ERICA) 캠퍼스 모든 학과에 IAB(산업연계 교육자문위원회·Industry Advisory Board)를 도입했다. 학생의 진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과 관련 협회나 연구소에 소속된 전문가들이 학과당 7∼10명씩 IAB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서울캠퍼스 465명, 에리카캠퍼스에서 371명이 활동 중이다. 서울캠퍼스는 대학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에리카캠퍼스는 교육부 프라임(PRIME·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 사업과 연계해 운영한다.

IAB는 산업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기존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진 교육과정을 대학·산업계·학생 중심으로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공급자인 교수가 교과과정을 편성했다면 IAB 도입으로 산업 현장의 목소리가 교과과정에 빠르게 반영돼 수요자인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우승 한양대 에리카 부총장은 IAB의 조언을 바탕으로 교과과정 및 현장 실습 등을 개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② 프로젝트학기제

올해 국내 대학 최초로 창업을 학점으로 인정해 주는 프로젝트학기제도 도입했다. 강의식 수업 대신 한 학기 동안 창업 아이디어를 직접 실행해 보는 경영학부의 창업 실전교육 과정이다. 정해진 강의 대신 주기적으로 교수를 만나 창업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데 조언을 듣는 방식이다. 올해 도입된 프로젝트 학기제에 50여 명이 지원해 면접 등을 거쳐 모두 25명이 선발됐다.

학생들은 상거래 사이트 구축이나 중국 경영정보 플랫폼 등 창업 아이디어를 제출했고, 학교는 창업공간과 함께 1인당 장학금 200만 원을 제공했다. 프로젝트학기제를 설계한 장석권 경영대 학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엔 교수가 말하고 학생은 듣는 일방통행 수업 대신 도전 속에서 스스로 배우는 교육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한양대는 학부에 개설된 전체 80과목 중 24과목을 액션 러닝(Action Learning) 수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액션 러닝은 학생 스스로 문제 상황을 해결하는 체험을 강조하는 교육 방식으로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할 인재를 길러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③ 문제기반학습

PBL(Problem Based Learning)은 특정 문제나 실제 상황을 제시하고 학생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해 가도록 하는 학습법이다. 예비 사회인으로서 현장 중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실제 문제를 제시하고 학습자 상호 간 협력을 통해 해결안을 도출하도록 한다. ‘전략적 인적자원관리론’ 수업을 듣는다면 ‘롯데캐논 안산공장 직무설계 평가결과 보고하기’ ‘이직을 원하는 유능한 직원 설득하기’ 같은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인적자원관리 이론과 현실을 접목해 풀어가도록 한다.

‘데이터 애널리틱스’ 수업은 ‘광고회사 신입 사원으로서 2017년 아디다스 축구의류 광고 캠페인의 성공적 수행을 위한 상황분석 보고서 제출하기’ 같은 실무와 관련된 과제를 통해 자료 분석과 해석 능력을 길러준다. 이러한 수업을 통해 창의력, 융합지식 및 문제 해결 능력을 얻을 수 있다. 산업 현장을 미리 체험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④마이크로전공제도

마이크로전공은 복수·다중전공(36학점) 부전공(21학점)과 달리 12학점만 이수하면 성적증명서에 ‘마이크로 전공’이라고 기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타 전공을 배우는 동기를 유발하고, 본인의 진로에 필요한 전공을 전략적으로 선택해 들을 수 있다. 내년부터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PD가 되고자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취업 이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아트테크놀로지를 마이크로로 전공하는 식이다. 아트테크놀로지학과에 개설된 ‘과학적 일러스트레이션’ ‘가상증강현실 캡스톤디자인’ ‘아트테크놀로지 사운드 컴퓨팅’ 등 전공과목 4개를 수강하면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사 학위와 함께 아트테크놀로지 마이크로를 전공한 것으로 기재된다. 인문학과 공학, 사회과학과 자연과학 등 학문 간 융합을 통한 창의적 인재 양성도 가능하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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