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죄송’하지 않을때까지”

특별취재팀

입력 2017-06-27 03:00 수정 2017-06-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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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일자리를/청년이라 죄송합니다]스물세 번째 이야기-에필로그


신문 취재엔 응했지만 내심 ‘악플’을 걱정했다. 어려운 사람을 보고도 ‘네가 못난 탓’이라며 조롱하는 한국 특유의 인터넷 문화도 부담됐다.

“그런데 생각보다 악플이 적었어요. 오히려 제 아픔에 공감해주는 사람도 많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조언해주려는 사람도 있었어요. 생각보다 세상에 훨씬 따뜻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최근 본 김대호(가명·32·4월 14일자 A1면) 씨는 달라져 있었다. 석 달 전 만난 그는 ‘호모고시오패스’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시험을 뜻하는 ‘고시’와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뜻하는 ‘소시오패스’를 합친 용어로, 취업에 대한 압박과 탈락의 고통에 짓눌려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겪는 한국 청년들의 모습이 투영된 자화상이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가 보도된 뒤 오히려 “심적으로는 괜찮아졌다”고 했다. “청년의 아픔을 보듬는 기사가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요즘은 내가 예전에 좋아했던 게 뭐지, 자아라고 했나. 그런 부분을 많이 생각합니다.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한번 해봐야겠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동아일보 특별취재팀은 2월부터 전국 47개 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 고졸 직업훈련생, 고시촌 청년 등 140여 명을 심층적으로 만났다. ‘아가리취준생’ ‘호모스펙타쿠스’ ‘독서실 원시인’ ‘비계인’ 등 취재팀이 만난 오늘날 한국 청년의 적나라한 모습은 세간에 화제가 됐다. 취업에 관한 고민을 직접 받아 본 화이트보드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날것’으로 전했다.

대학생 김재성 씨(27)는 “사회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새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1호 정책으로 내세웠다.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취재팀이 취준생 140여 명을 다시 만나본 이유다. 이들 중 106명에게 새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에 대해 설문한 결과 청년 일자리 정책의 추진 방향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줄이기’(50%)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청년들은 여전히 일자리에 목말라하고 있었다. 특별취재팀의 활동이 끝나지 않는 이유다.

특별취재팀 angrybo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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