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로 볼까, 극장 갈까 망설이는 당신을 위한 체크리스트
동아경제
입력 2017-06-24 13:00 수정 2017-06-26 10:27
구가인의 구구절절
봉준호 감독의 ‘옥자’
영화일까, 아닐까. 개봉 전부터 정체성 논란에 시달렸다.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 얘기다. 유명 영화감독이 만들었으나 제작사는 온라인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 극장과 온라인에서 동시 개봉한다. 논란만큼이나 관객이 선택해야 할 것도 늘어났다. 이 작품을 볼 것인가, 말 것인가. 본다면 어디서 어떻게 볼 것인가. 선택에 도움이 되게끔 체크리스트 형식으로 영화를 소개한다.
1) ‘괴물’ 대신 ‘옥자’ 어떻습니까
다국적 기업 미란도그룹에 의해 탄생한 유전자변형 돼지 옥자는 ‘슈퍼돼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 강원도에서 10년간 길러졌다. 이곳에서 산골소녀 미자와 가족처럼 지내던 옥자는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미국 뉴욕으로 끌려간다. 미자는 옥자 구출에 나서게 되고, 영화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어지는 미자의 모험담을 다룬다.
‘옥자’는 여러모로 봉 감독의 2006년 영화 ‘괴물’을 떠올리게 한다. 무단 방류된 독극물이 원인인 돌연변이(‘괴물’)처럼 유전자변형 슈퍼돼지는 인간의 이기심과 자본주의의 산물. 그러나 전작 괴물이 무찔러야 할 대상이었다면, 옥자는 우정을 나누는 친구이자 또 다른 희생양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좀 더 따뜻해진 반면, 날카로움은 덜한 느낌이다.
①전혀 안 끌린다. ②내용만 들어선 모르겠다. ③보고 싶다.
2) 호화 캐스팅, 마음에 듭니까
할리우드 배우가 꽤 많이 나온다. ‘설국열차’의 틸다 스윈턴, ‘브로크백 마운틴’의 제이크 질런홀을 비롯해 폴 다노, 릴리 콜린스, 스티브 연 등이 출연한다. 주인공은 미자 역의 안서현이다. 2100 대 1 경쟁률을 뚫었다는 그는 엔딩 크레디트에선 할리우드 배우에게 이름이 밀렸으나, 작품 속에선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 존재감을 뽐낸다. 이외에 변희봉, 윤제문 등이 특유의 감초연기를 선보인다.
①저 배우들 너무 싫다. ②모르는 배우다. ③틸다 스윈턴(혹은 제이크 질런홀 등)의 팬이다.
3) 진화한 CG 궁금합니까
타이틀롤 옥자의 컴퓨터그래픽(CG)은 이 영화의 특별한 볼거리다. 무게 6t, 키 2.4m의 거대한 덩치를 가진, 슈퍼돼지라지만 하마나 코끼리를 더 닮은 이 동물은 섬세한 내면연기와 예상치 못한 액션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작품 초반 옥자와 미자가 어우러진 강원도 산골 풍경은 이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다. 참고로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시각효과 감독(에릭 얀 드 보어)이 참여했다.
①안물안궁(안 물어봤고 궁금하지도 않다). ②보통이다. ③궁금하다.
※당신의 선택은…
각 문항 답변에서 ①번은 1점, ②번은 2점, ③번은 3점. 점수를 모두 합산해 결과 확인.
▲ 3점 = 비추
이 정도 비호감이라면 영화를 보는 건 시간 낭비. 어차피 안 볼 분에게 귀띔하자면, ‘옥자’는 큰 기대를 가지면 실망할 영화다. 할리우드의 무게 때문일까. 결론은 다소 진부하고 봉 감독 특유의 발랄함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느낌이다.
▲ 4~6점 = 극장은 멀고 넷플릭스는 한 달 무료
감독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아서 그렇지, 완성도나 메시지는 보통 이상이다. 다만 상영관을 찾는 수고가 망설여질 때, 넷플릭스는 손쉬운 선택지다. 이왕이면 고화질(HD)급 이상으로 시청하자. 단, 한 달 지나면 자동 결제된다는 사실도 기억할 것.
▲ 7점 이상 = 영화는 극장에서
어쨌든 이 영화를 즐기기엔 극장이 좋다. 물론 앞으로 돼지고기를 먹을 때 불편한 마음이 드는 건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구가인은 두 아이의 엄마로 한때 ‘애 재우고 테레비’를 보다 이젠 평일 대체휴일에 조조영화도 보고 있다.
채널A 문화과학부 기자 comedy9@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2017년 109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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