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바다로 갔는데..'태지' 결국 퍼시픽랜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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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1 12:07 수정 2017-06-2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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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에 홀로 남겨졌던 큰돌고래 '태지'(17세)가 21일 제주에서 새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남방큰돌고래인 '금등'(25세 추정)이와 '대포'(24세 추정)가 고향인 제주 앞바다에 야생 방류된 것과 달리 태지는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민간업체인 퍼시픽랜드로 옮겨졌다.

결국 또 다른 수족관이 태지의 새 보금자리가 되고 말았다.

태지는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에서 잡혀 2008년 서울대공원으로 왔다.

서울시가 돌고래 야생 방류를 결정하면서 함께 지내던 돌고래들은 바다로 떠났지만 태지만큼은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돌고래 방류는 원칙적으로 원래 살던 바다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태지의 고향 바다는 일본에서 자행되는 불법 포획의 근거지이기 때문이다. 언제 다시 포획될지 모르는 바다에 방류할 수는 없었다.

금등이과 대포를 방류한 제주 앞바다 역시 종과 서식지가 달라 생태 교란의 위험으로 방류가 불가능했던 상황.

그렇다고 태지를 서울대공원에 계속 둘 수도 없었다.

무리지어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인 돌고래는 혼자 남겨졌을 때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실제로 서울대공원 측은 태지가 혼자 남은 이후 이상행동을 보이는 등 건강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대공원은 울산 남구가 운영하는 고래생태체험관으로 태지를 영구 위탁관리 시키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고, 제주 퍼시픽랜드에 5개월 위탁관리를 맡겼다.

서울대공원과 계약 조건에 따라 태지는 돌고래쇼에는 나가지 않지만 이 문제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는 높다.

지난 20일 '돌고래바다쉼터 추진시민위원회'는 "퍼시픽랜드는 2011년 7월에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를 제주 바다에서 20년간 불법 포획해왔음이 드러났고, 결국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돌고래들이 몰수된곳"이람 깊은 유감을 표했다.

이어 "태지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분간 위탁할 수밖에 없다면 당장 바다 쉼터를 만드는 일을 시작해야 하며 소유권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태지는 앞으로 퍼시픽랜드에서 네 마리의 돌고래들과 5개월간 지내게 된다.

하지만 5개월 뒤 서울대공원이 태지를 다시 데려가지 않으면, 태지에 대한 소유권은 퍼시픽랜드로 넘어가게 된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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