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야 포트랴사유시차야(한국 놀라워요)”… 방문객들 한국관 앞 긴 행렬

이은택 기자

입력 2017-06-12 03:00 수정 2017-06-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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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2017 아스타나 엑스포’ 개막

“코레야 포트랴사유시차야(한국 놀라워요)!”

나무 형상의 인공조형물에 태블릿PC를 갖다대자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된 영상이 떴다. 한국의 정보통신기술과 친환경 난방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홈 히팅(Smart Home Heating)’이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회계사로 일하고 있는 사파르쿨 두케노바 씨(54)는 “이런 기술이 세계 모든 가정에 보급된다면 지구온난화, 환경오염 등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연신 감탄했다.

10일(현지 시간)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는 2017 아스타나 엑스포가 열렸다. 9월 10일까지 3개월간 열리는 이번 엑스포는 ‘미래 에너지’라는 주제를 내걸고 115개 국가가 참가했다. 주최 측은 엑스포 기간에 총 500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주최국 카자흐스탄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국가 중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준비했다. 총 120억 원을 들여 1804m² 공간에 전시 및 공연 공간, 한류 문화 공간을 꾸몄다. 현지에서 한국관은 가장 인기가 높았다. 인접한 싱가포르관, 일본관, 중국관은 개장 이틀째인 11일에도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한국관 앞에는 100여 명이 줄을 섰다.

한국은 한국 에너지의 역사를 ‘에너지 시드(Seed·씨앗)’로 표현했다. 에너지 발전의 작은 씨앗이 친환경 에너지라는 숲으로 발전한다는 스토리다. 전시관 1구역에서는 드로잉 작가 김정기 씨의 영상이 상영됐다. 김 작가는 붓으로 한국의 석탄 발전 시대부터 최근 친환경 에너지 발전 상황까지 세밀하게 그려냈다.

2구역에서는 춤과 3차원(3D)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쇼가 무대에 올려졌다. 에너지가 고갈된 미래를 배경으로 카자흐스탄 소년 아스탄이 ‘친환경 에너지 섬’ 제주에서 한국 소녀 아라를 만나 친환경 에너지를 접한다는 내용이었다. 제주는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 저장 시스템)가 바다, 도로, 마을 곳곳 등 전 지역에 설치된 모습으로 그려졌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3구역이었다. KOTRA는 가상현실(VR) 체험 프로그램을 위해 태블릿PC 300대를 동원했다. 디지털 칩이 심어진 여덟 그루의 인공나무에 태블릿PC를 갖다대면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카자흐스탄 방송사에서 취재를 나온 굴나라 투르수노바 씨(30)는 “한국이 자동차와 전자제품이 유명한 건 알고 있었지만 친환경 에너지 기술에 대해서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전시관에서 본 공연과 VR 체험도 몹시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각국 정상과 유명 인사들도 엑스포장을 찾아 ‘국가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영화배우 청룽(成龍)이 엑스포장을 방문했고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왔다. 김대식 주카자흐스탄 한국대사는 방문객들에게 “한국은 지난달 문재인 신임 대통령이 취임해 내각을 구성하는 단계에 있다. 내달 19일 한국의 날 행사에는 중요한 분들이 참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스타나=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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