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영서고 교생실습 간 김효주…“골프가 더 쉬운 것 같아요”

주영로 기자

입력 2017-05-12 05:45 수정 2017-05-1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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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 사진제공 | KLPGA

“쌤, 잘하고 오세요.”

김효주(22)에게 또 다른 응원단이 생겼다. 이번에는 교복을 입은 고교생 팬들이다.

김효주는 4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을 마친 뒤 일시 귀국했다. 그리고는 4월 19일부터 강원도 원주의 영서고등학교에서 교생실습에 한창이다. 고려대 체육교육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효주가 교과과목 이수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3주 가량 지난 교생실습생활에 대해 김효주는 “생각보다 즐겁다. 학생들과 함께 있으니 재미있다. 나도 고등학생이 된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교생으로 학생지도를 맡은 만큼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기를 발휘해 학생들과 다양한 체육활동을 하며 나름 선생님다운 모습도 보였다. 김효주는 “처음에는 어색했고, 나를 보고 고등학생 같다며 놀리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런데 축구나 피구 등을 하다보니 많이 가까워졌다”며 신이 난 표정을 지었다.

당분간 김효주의 이중생활은 계속된다. 총 160시간 동안 교생실습을 해야 하기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챔피언십(12∼14일)에 출전한 뒤에도 2주 정도 더 영서고에 머물러야 한다. 주중에는 학교에 다니고, 주말에는 경기도 성남의 연습장을 찾아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김효주는 “요즘 가장 자주 듣는 말이 ‘골프와 선생님 중 어떤 게 더 쉽냐’는 질문이다”며 “솔직히 골프가 더 쉬운 것 같다. 골프는 나만 잘하면 되는데, 선생님은 많은 학생들을 돌봐야 하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골프선수 하길 잘한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그런데 학생들이 내 말은 잘 안 듣는다”며 멋쩍어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어느덧 학생들은 김효주의 팬이 됐다. 처음에는 프로골퍼인줄도 몰랐던 학생들이 자연스레 김효주에 대해 알게 됐고,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앞두고는 선생님을 응원했다. 김효주는 이 대회 출전을 위해 잠시 교생실습을 중단하는 대신 기간을 일주일 연장했다. 김효주는 “학생들이 잘하고 오라며 응원해줬다. 그래서 나도 약속했다. 좋은 성적을 거두면 아이스크림을 쏘기로 했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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