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다음 대통령 누가 됩니까”…남한 기자 눈에 비친 평양

이유종기자

입력 2017-04-13 17:22 수정 2017-04-1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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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한 기자 눈에 비친 평양

#2
“(대선 후보인) 안철수 선생이 문재인 선생을 많이 따라잡은 것 같던데….다음 대통령은 누가 되는 겁니까?”

한국 기자들은 2018 요르단 여자 아시안컵 취재를 위해 3일 오후 평양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평양에 도착한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연락관’이라고 불리는
40, 50대의 중년 7, 8명과 함께 보내야 했죠.

#3.
평양 한복판 여명거리 곳곳에는 새로 지어 올리는 고층 건물들이 보였습니다.
여명거리는 김일성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태양궁전에서 영흥사거리까지 동서로 난 도로에 새로 건설 중인 시가지.
북한 관계자는 “여명거리에 짓고 있는 건물들은 7시간에 한 층씩 올라간다.
믿지 않겠지만 저 건물들엔 모두 노동자들이 살고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4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 소속이라고 밝힌 이들은 한국 정세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대통령 관련 여론조사 이야기에서부터 ‘세월호가 이제는 뭍으로 올라오지 않았습니까?’
‘박근혜(전 대통령)가 세월호 사건 때 주사를 맞았다는 게 사실입니까?’
‘촛불시위에는 나가 보셨습니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 걸 보면 남측 대통령도 누가 될지 모르는 것 아니냐’ 등의 질문이 이어졌죠.

#5
숙소인 47층의 양각도호텔 방에서는 중국중앙(CC)TV와 카타르에 본사를 둔 알자지라 방송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국인들이 드나드는 로비에서는 오로지 조선중앙TV만 볼 수 있었죠.
조선중앙TV에서는 끊임없이 김일성 일가에 대한 다큐멘터리와 모란봉 악단의 체제 찬양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6
평양에는 광고판이 없는 대신 어디서든 ‘온 나라와 전민이 김일성·김정일 주의화 하자’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구호가 많이 보였습니다.
거리는 깨끗하고 잘 정리돼 있었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30~40년은 된 듯한 낡은 아파트가 많았고 큰 건물에도 균열이 있었습니다.
이런 거리를 촬영할 때면 “선생, 어디에 쓰려는 겁니까”라며 제지했죠.
밤이면 어두운 가운데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만 빛났습니다.

#7
평양에서는 물건을 사고 잔돈을 받기 힘들어 껌으로 대신 받는 경우도 있었고
북한에서 쓰는 일종의 신용카드인 ‘나래 카드’는 한밤중에는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카카오톡을 비롯한 페이스북, 구글, 뉴욕타임스,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접속이 자유로웠지만 한국의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 접속했을 때는 메인 화면만 뜨고 이후 화면으로 진행이 되지 않았죠.
별도의 아이디(ID)를 발급받아야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통제했습니다.

#8
서울에서 평양까지 거리는 서울과 전주 거리와 비슷한 200km 남짓.
그러나 중국을 거쳐 평양에 들어갈 때까지는 지구 반대편 남미까지 가고도 남을 30시간이 걸렸습니다.
오전 11시 20분 예정이던 평양 출발 비행시간은 별다른 설명 없이 오후 4시 30분으로 연기됐습니다. 비행기 사정인 듯했죠.
서울과 평양의 거리는 언제쯤 좁혀질까요.

원본 | 공동취재단·이승건 기자
기획·제작 | 이유종 기자·김한솔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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