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순위’ 마음대로? 방문횟수 조작 앱 만들어 판 일당 검거

구특교기자

입력 2017-03-29 20:18 수정 2017-03-2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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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사용해 포털사이트의 블로그 방문횟수를 조작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유통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대표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앱을 구매해 사용한 한의사와 변호사 등도 함께 검거됐다. 이들은 블로그 방문횟수를 높여 포털사이트에 우선 검색되는 효과를 누리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블로그 방문 횟수를 조작하는 앱을 전국에 유통시킨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대표인 이모 씨(39) 등 8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등은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블로그 방문횟수를 조작하는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은 블로그 방문 횟수를 높여 포털사이트에 관련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해당 블로그가 먼저 노출되도록 만들어졌다.

이 씨 등은 기존의 방식에서 한 단계 진화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기존 프로그램들은 1시간당 2, 3회 간격으로 방문횟수를 올리는 수준이었다. 반면 이들이 유통한 앱은 3~5분마다 접속 인터넷주소(IP주소)를 변경시켜 방문자수를 비정상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또 PC용 프로그램이 아니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활용도를 증가시켰다.

이들은 개발비 명목으로 1000만 원, 앱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비용으로 블로그 당 12만 원을 받아 총 1억5000여만 원을 받았다. 또한 이 씨의 지인인 마케팅업체 대표 윤모 씨(33)는 마케팅업체 관계자 등 29명에게 해당 앱을 판매해 1억4700여만 원의 수익을 챙겼다.

검거된 피의자들 가운데는 프로그램을 직접 구매해 사용한 한의사와 변호사 등 31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마케팅 업체에 의뢰하는 방식이 아니라 병원 및 로펌 홍보팀을 통해 직접 순위조작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 등이 만든 앱을 모방한 업체도 검거됐다. 홍모 씨(28)등 23명은 이씨 등이 개발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다른 블로그의 순위를 떨어뜨리는 유사품을 개발해 유통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블로그를 이용한 마케팅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만큼 순위조작 앱을 만들어 유통하는 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뿐 아니라 의뢰한 사람 역시 처벌 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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