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주행거리 1만km 넘긴 QM6 타보니…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7-03-11 12:04 수정 2017-03-11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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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QM6는 지난해 6월 부산모터쇼에서 가장 주목받은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이하 SUV)였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특정 메이커에 수요가 쏠렸던 국산 SUV 시장에 모처럼 합류한 신차를 격하게 반겼다. 실제로 당시 취재현장에서 QM6에 대한 구입 가치를 묻는 지인들의 질문을 꽤 받기도 했다. 아이를 한두 명 둔 지인들 대부분은 무엇보다 패밀리카로서 안전과 실용성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약 8개월이 지난 현재, QM6는 월 평균 3000대 가량 비교적 안정적인 판매가 이뤄지면서 소비자들에게 나름 ‘확신’을 주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경쟁차들을 위협할 만큼의 반응은 아니다. 쏘렌토나 싼타페 경우 지금도 QM6보다 배 이상 팔려나가고 있다. 이번 시승을 통해 QM6에 대한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파악해봤다.

시승코스는 경기도 부천에서 강원도 속초를 왕복하는 약 500km로 잡았다. 중간에는 시내주행을 비롯해 해발 920m 한계령 와인딩 구간도 포함됐다.

신차의 앞모습은 SM6와 무척 비슷하다. 외관은 SM6 스타일링을 계승했지만 SUV 특유의 디자인 요소가 들어가 묵직한 인상을 줬다. 옆모습은 벨트라인 끝을 끌어 올린 모습이 눈길을 끈다. 뒷모습은 범퍼와 머플러의 아웃 라인을 크롬으로 처리하고 중앙에 있는 르노삼성 로고까지 길게 배치된 램프 디자인으로 마무리했다. 차체 길이는 쏘렌토(전장 4780㎜)나 싼타페(4700㎜)보다 짧은 4675㎜다. 하지만 균형이 잘 잡혀 작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인테리이 역시 SM6와 거의 비슷하다. 센터페시아와 클러스터,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버튼의 위치, 에어벤트 생김새까지 같다. 다만, 콘솔의 경우 SM6에 있는 다이얼 버튼이 없고 기어 노브도 중앙에 위치해 있다. 큼지막한 8.7인치 풀 터치스크린도 보인다.

1열 시트는 상하 방향 앵글을 최적화해 몸을 잘 지탱해줬다. 여기에는 코너링에서 몸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세미 버킷 시트가 적용됐다. 2열은 무릎 공간을 289mm 확보해 여유로웠지만, 등받이 각도가 90도에 가까워 장시간 이동하기엔 좀 불편한 감이 있다.

시승차는 RE 시그니처 사륜구동(4WD) 모델이다. 올 모드 4X4-i는 닛산의 4WD 방식으로 운전자에게 동력의 최적 분배를 위한 3가지 주행 모드를 지원해 다양한 도로 환경에 최적의 대응이 가능하다. 이는 전륜과 후륜 모두에 엔진 동력이 전달되는 시스템으로 추진력이 우수해 험로에서도 구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 바퀴 동력 전달 상태는 실시간으로 계기반 우층 상단 모니터에서 확인된다. 보통 곡선주로에서 뒷바퀴가 15~20% 힘을 썼고, 오르막 도로에서는 그 수치가 40% 가까이 올라갔다. 평지에서는 전륜구동이 주를 이뤘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77마력(3750rpm), 최대토크 38.7kg.m(2000~2750rpm)의 유로6 기준에 맞춘 2.0ℓ dCi 디젤 직분사 터보다. 여기에 일본 자트코의 무단변속기(7단 수동변속기 지원)를 탑재했다.

시동을 걸자 디젤 특유의 엔진 소리가 거슬렸다. 요즘에 나오는 디젤차는 가솔린 모델 수준으로 소음과 진동을 잡아 내부에서는 조용한 편이지만, 주행거리 1만km를 넘긴 QM6 시승차는 운행 내내 엔진음이 신경쓰였다.

서울춘천고속도로에 진입해 속도를 높여봤다.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속도는 무난히 올라갔지만 저속에서 빠르게 치고나가는 맛은 없다. 다만, 일정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지구력은 칭찬해줄만 하다. 시속 100km에서 가속페달에 발을 떼도 속도가 좀처럼 줄지 않았다. 그리고 100km/h가 넘어가는 시점부터는 저속구간보다 더욱 경쾌하게 속도가 올라갔다. 2.0dCi 엔진의 특징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특히 코너구간이 많은 한계령 험로에서 QM6 진가가 발휘됐다. 급격하게 기울어진 와인딩 구간에서 차량 앞·뒤축에 스스로 구동력을 자동 배분해 차체가 밀리는 것을 수준급으로 막아냈다. 단단한 서스펜션도 차체 롤링을 최소화 시켜 준다.

이밖에 졸음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운전자 피로도 경보 시스템(UTA)도 유용했다. UTA 기능은 전 트림 기본으로 적용된다. 주차 조향보조 시스템, 차선이탈·차간거리·사각지대 경보시스템 등도 안전한 운전을 도왔다.

겉보기와 다르게 QM6 트렁크 공간은 제원상 폴딩 전 676ℓ로 동급 SUV 비해 넓다. 2열을 접으면 용량이 1690ℓ까지 늘어난다.

시승을 마친 후 최종 연비는 12.9km/ℓ를 기록했다. QM6 4WD 기준 공인연비(11.7km/ℓ)를 상회하긴 했지만, 고속과 저속주행 비율이 7대 3정도임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연료 효율성을 보여줬다.

가격은 2WD 모델인 SE는 2740만 원으로 국산 중형 SUV 중 가장 저렴하다. 2WD 가격은 2740만~3300만 원이다. 4WD 모델은 3070만~3470만 원이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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