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행복하고 싶다면 능력 밖의 일에 몰입해보라”

김재희기자

입력 2017-03-07 03:00 수정 2017-03-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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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위해서 최고의 집중력을 보일 때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몰입(미하이 칙센트미하이·한울림·2014년)

대한민국 직장인들에게 ‘휴식=행복’이 된 지 오래다. 직장생활의 애환을 담은 tvN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충혈된 눈으로 층수만 뚫어져라 응시하던 직장인들은 반쯤 열린 엘리베이터 문틈을 비집고 나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빠르게 흩어진다. 1분 1초라도 빨리 회사에서 벗어나려는 발걸음이 ‘웃프다(웃기면서 슬프다)’.

2년 전 한 취업 포털에서 직장인 1121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물어본 결과 36%가 ‘황금휴가 기간’이라고 답해 1위를 차지했다. 한국에서는 일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행복에 가까이 가는 길임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몰입’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좀 색다른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인간은 여가를 즐길 때보다는 자신의 능력보다 높은 수준의 과제를 수행할 때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들에게 일주일 동안 삐삐를 가지고 다니도록 한 뒤 하루 7, 8번씩 부정기적으로 삐삐가 울릴 때마다 느끼는 감정을 표시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사람들이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푹 빠져 있는 상태일 때로 나타났다.

칙센트미하이는 이런 상태를 ‘플로’라고 명명했다. 사람들이 최적 경험에 빠져 있을 때의 기분을 ‘물 흐르는 것처럼 편안한’,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느낌’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내면 의식이 한 가지 목표를 향해 질서 있게 나아가는 몰입의 순간을 가장 큰 행복으로 본 것이다.

가정환경, 기질 등이 몰입의 경험을 좌우하지만 칙센트미하이는 개인의 노력으로도 몰입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타인이 우리를 어떻게 보는가, 우리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가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어떻게 느끼는가에 의식을 집중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유니버섬’이 지난해 세계 57개국 직장인 20만 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최하위권인 49위에 머물렀다. 몰입을 통한 행복을 일에서도 경험하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만하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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