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반나체 일광욕 허용하라” …아르헨서 항의 시위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7-02-09 14:08 수정 2017-02-09 14:48
“여자들의 반나체 일광욕 허용하라” …아르헨서 항의 시위/시위 참가 여성 인스타그램.
지금이 여름인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여성의 ‘반나체 일광욕’ 허용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8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전날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마르 델 플라타 해변과 로사리오 지역에서 웃옷을 벗어 가슴을 드러낸 여성 수십 명과 정상적인 옷차림의 여성 수백 명이 모여 경찰의 상의 탈의 일광욕 여성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여성도 남성처럼 자유롭게 가슴을 드러내고 일광욕을 즐길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위는 최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남쪽으로 500㎞ 떨어진 네코체아 해변 휴양지에서 일어난 ‘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시위의 일부다.
2주 전 네코체아에서 3명의 여성이 상의를 벗고 일광욕을 하다가 출동한 20명의 경찰에 의해 풍기문란을 이유로 옷을 입도록 제지당한 뒤 해변에서 쫓겨났다. 경찰은 이들에게 형사법 중 공연음란 조항을 적용했다.
비키니 차림으로 이번 시위에 참가한 남성 두 명은 몸에 “나는 상의 탈의가 되는데, 여자들은 왜 안 돼?”라고 써 넣고 여성들을 지지했다.
아르헨티나 법이 여성의 해변 상의 탈의를 허용하는지는 불분명 하다. 다만 최근 한 판사가 “여성의 상의 탈의가 범죄는 아니다”라고 판결 했다는 언론 보도는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남성 중심적 사고방식이 뿌리 깊다. 작년 7월 한 여성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하다가 쫓겨난 뒤 전국적으로 수천 명의 여성이 상의를 벗은 채 항의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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