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판사 비난 폭풍트윗’ 역풍

이승헌 특파원

입력 2017-02-07 03:00 수정 2017-02-0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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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서도 ‘3권 분립 위반’ 우려… 펜스 “법적절차 통해 바로잡아야”

“판사 한 명이 우리나라를 그렇게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만약 어떤 일이 일어난다면 그(제임스 로바트 판사)와 사법체계를 비난하라. (나쁜)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상황이) 좋지 않다!”

“미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매우 조심스럽게 체크하도록 국토안보부에 지시했다. 그런데 법원이 일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휴가 3일째를 맞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잇달아 이 같은 분노의 트윗을 날렸다. 3일 자신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중단 결정을 내린 시애틀 연방지법 제임스 로바트 판사와 4일 이를 인정한 샌프란시스코의 제9연방항소법원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지지보다는 역풍이 크다. 대통령이라도 판사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마구 비난하는 건 3권 분립을 규정한 헌법 정신에 대한 위반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은 물론이고 법조계 인사들이 많은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판사 출신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5일 CNN 방송에 나와 “때때로 우리는 모두 (판사들에게) 실망한다. (그러나) 나는 판사들을 개인적으로 비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같은 당 벤 새스 상원의원도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이른바 판사’는 없다. 진짜 판사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3일 “이른바 판사라는 사람이” 운운하며 막말 폭탄을 날린 것을 겨냥한 말이다.

심지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5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그(로바트 판사)는 분명히 그런 권한을 갖고 있다. 정부는 법적 절차를 통해 다시 행정명령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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