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하 여행 전문기자의 休]기차가 스키 리프트 상상이 되시나요

조성하 여행 전문기자

입력 2017-02-04 03:00:00 수정 2017-02-0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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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겨울 융프라우

라우버호른(2472m)에서 바라다본 4월 초 아이거 북벽 아래의 설원 풍경. 구름이 바다처럼 드리워진 계곡 아래로 계속 다운힐하면 빙하마을 그린델발트(1034m)에 다다른다. 라우버호른은 월드컵 다운힐경주코스 출발점이다. 융프라우지역(스위스)=조성하 기자 summer@donga.com
 한겨울에 떠나는 유럽 여행과 허니문. 단연 설산고봉의 알프스 산악마을을 권한다. 3000∼4000m급 설산고봉이 바다의 파도처럼 대지에서 일렁이는 모습. 한국에선 찾아볼 수 없는 장관이다. 게다가 그걸 감상할 정상전망대 밑 설원에선 스키와 썰매는 물론 설원하이킹까지 즐긴다. 그런데 알프스산악이라도 이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은 손가락으로 셀 정도. 그중에 가장 탁월한 곳이라면 단연 스위스 베르너 고원의 융프라우지역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유럽여행자에게 참새방앗간 같은 관광지다. 누구든 빼놓지 않고 찾으려해서다. 덕분에 다녀온 이도 많다. 하지만 광대한 초원이 설원으로 변한 환상의 겨울풍경을 본 이는 드물다. 썰매와 스키, 하이킹의 무대는 그 눈밭. 거기선 긴 겨울밤도 즐길거리다. 동화책그림 모습의 산간마을 샬레(Charlet·알프스의 전통 목조주택)에서 화롯불로 치즈를 녹여 빵에 찍어 화이트와인과 함께 먹는 퐁뒤가 있어서다.

 이 융프라우지역에선 기차도 스키리프트로 이용된다. 7개 선의 산악열차가 해발 3454m의 최정상역 ‘톱오브유럽(Top of Europe)’등 융프라우 전역의 마을을 속속들이 연결해서다. 겨울VIP패스만 구입하면 여길 오르내리는 기차로 관광은 물론이고 스키와 썰매에 설원하이킹까지 두루 즐긴다. 최근엔 정상 역 운행시간도 15분(편도)이나 단축됐다. 기차를 모두 신형으로 바꾼 덕분인데 좌석예약(유료)도 해줘 원하는 시각에 탑승이 보장된다. 5월부턴 취리히 공항 출발 전용버스도 운행한다. 이걸로 인터라켄에 내려 산악열차로 정상 역까지 다녀온다. 


알프스 관광의 수도 융프라우

 한겨울 취리히 국제공항엔 스키여행자가 많다. 그래서 대형수화물(Oversized Baggage) 창구엔 스키와 스노보드가 도착편마다 수북이 쌓인다. 영국 네덜란드 독일 스페인발 항공편에 특히 많다. 한 네덜란드 스키여행자에게 물었다.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알프스도 있는데 굳이 스위스를 택한 이유를. 답은 이랬다. “설원 풍경이 특별히 멋져서.”

 그렇다. 동감한다. 지난 23년간 지구촌 스키장 120여 곳을 취재한 경험에 비춰서다. 프랑스의 트와발레, 에스파스킬리, 샤모니도 아름답고 오스트리아의 암아를베르크도 멋지다. 물론 스위스알프스보다 더 인상적이진 않지만. 마터호른 봉을 보며 다운힐하는 체르마트, 엥가딘 계곡 양편에서 호수가 조망되는 생모리츠는 슈퍼모델급 설산 풍광의 스위스 스키타운이다. 하지만 융프라우지역엔 못 미친다.


관광, 스키, 썰매 그리고 설원 하이킹

피르스트의 설원 하이킹 모습. 스키어는 내려오고 하이커는 올라간다.
 그건 여러 가지 면에서다. 첫째는 다양한 즐길거리다. 스키로 국한된 두 곳과 달리 융프라우에선 눈썰매와 설원하이킹까지 즐긴다. 가족여행자에겐 중요한 포인트다. 아이들과 함께 한밤중 아이거 북벽 아래 썰매로 내려간 아랫마을 식당에서 뜨거운 퐁뒤로 언 몸을 녹이며 저녁식사를 하는 특별한 체험.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따사로이 햇볕이 쏟아지는 피르스트(First) 지역의 설산 등성이를 하이킹하는 낭만도 융프라우가 주는 멋진 선물이다. 800m 길이의 의자식 집와이어를 시속 84km 속도로 타고 내려오는 피르스트 플라이어(First Flyer)도 빼놓을 수 없다.

 두 번째는 산악열차로 즐기는 알프스 산간마을 관광이다. 그 정점은 융프라우요흐 암반지하의 ‘톱오브유럽’ 역. 융프라우요흐는 묀흐(4107m)와 융프라우 봉(4158m) 사이의 푹 꺼진 안부(鞍部). 유럽대륙의 허다한 철도역 중에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아이거(3970m·아이거 북벽)는 융프라우, 묀흐와 서로 어깨를 맞대고 있어 세 자매(Three sisters)라 불리는데 그 능선은 동서로 달린다. 융프라우지역은 그 능선 북쪽 아래에 형성된 두 계곡과 세 줄기 산자락으로 이뤄진 광대한 베르너 고원을 말한다. 두 호수 사이 평지의 호반타운 인터라켄(해발 567m)은 융프라우지역의 ‘수도’ 격이다. 

 이 인터라켄부터 3571m의 스핑크스 전망대까지 펼쳐지는 융프라우산간. 계곡과 산등성 곳곳엔 산간마을이 들어서 있다. 한겨울이면 그 마을은 눈에 덮여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달력의 사진에서나 볼 수 있던 설경 바로 그것이다. 스위스알프스엔 이런 곳이 많다. 하지만 대개는 오지여서 접근이 어렵다. 융프라우지역은 예외다. 7개 철도선(철도회사 10개)으로 연결되어서다. 서울 지하철망을 연상하면 된다. 이 중 가장 늦게 개통(1912년)된 게 클라이네샤이데크∼톱오브유럽 구간의 융프라우철도. 마을은 저마다 풍경과 모습이 색다르다. 여행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총연장 220km의 스키장 3개

 그리고 그 마을은 저마다 스키장을 갖고 있다. 체어리프트와 곤돌라, 케이블카로 근방 설산곳곳으로 스키어를 실어 나르는 스키마을이다. 그런 스키장이 융프라우지역엔 세 개나 있다. 남향이라 따뜻한 햇볕을 쬐며 스키잉을 즐기는 피르스트는 빙하마을 그린델발트(1034m)가, 그린델발트와 벵엔(1274m) 마을을 아우르는 중앙의 설원은 클라이네샤이데크(2061m)가, 007영화(여왕폐하대작전·1969년 작)에 등장했던 전망레스토랑 ‘피츠 글로리아’가 있는 실트호른 봉(2970m) 지역은 뮈렌(1638m)이 중심마을이다.

 스키트레일의 정점인 아이거글레처 역(2320m·아이거 북벽 밑)에선 어디로든 간다. 동쪽으로 내려가면 그린델발트, 서쪽으로 다운힐하면 벵엔 마을까지. 융프라우지역의 동서 중심인 두 마을 사이엔 라우버호른(2472m) 추겐(2512m) 멘리헨(2230m) 봉 능선이 남북으로 종주한다. 이 중 멘리헨 봉의 동서사면에는 곤돌라와 체어리프트로 구성된 새 리프트시스템이 최근 추가돼 융프라우지역 스키에 새 국면이 전개됐다.


세계 최장의 썰매코스

 그러면 이 융프라우지역 스키장을 섭렵하는 데는 며칠이나 필요할까. 실제로 해보니 닷새로도 부족했다. 물론 쉬엄쉬엄 경치구경도 하면서 다운힐을 하는 경우다. 스키잉 외에 피르스트에서 설원하이킹, 파울호른(2681m)∼부스알프∼그린델발트 구간의 세계최장(고도차 1600m·총연장 15km) 썰매타기, 톱오브유럽(융프라우요흐)과 피츠 글로리아(실트호른), 벵엔과 그린델발트, 인터라켄 관광까지 추가하면 더 그렇다. 그런 만큼 숙소는 그린델발트나 벵엔 같은 산악마을에 마련해야 한다. 시간을 벌어주어서다.
 


▼알프스 최고 전망대 ‘융프라우요흐’▼
 
22km 빙하… 얼음궁전… “이보다 멋진 설원은 없다”

 
빙하마을 그린델발트의 한겨울 밤 모습. 융프라우철도 제공
 ‘유럽의 지붕’ 알프스산맥. 해발 3454m의 융프라우요흐는 그걸 오롯이 살필 최고의 전망대다.

 여긴 그린델발트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클라이네샤이데크에서 내려 융프라우철도로 갈아타고 오른다. 종착역(톱오브유럽)은 암봉의 터널 안. 역은 식당과 휴게실로 꾸며진 베르크하우스로 연결됐고 그 바깥은 빙하 표면이라 여름에도 녹지 않는 만년 설원이다.

 거기선 700m 두께로 장장 22km를 흐르는 알레치 빙하(유네스코 세계유산)가 주변 3000∼4000m급 설산고봉과 함께 내려다보인다. ‘얼음 궁전’은 그 빙하 속을 뚫어 만든 터널 통로. 설원의 눈밭엔 튜브 등을 탈 수 있는 스노펀 파크(5월 중순∼9월 말)가 있다. 묀흐 산장(1.7km)은 눈길로 걸어 다녀온다(3월 말∼10월 중순·2시간 소요). 

 암반 속엔 일주코스로 조성된 ‘알파인 센세이션’(전시관)이 있다. 융프라우철도 건설 과정 등 역사를 동화마을처럼 꾸며 보여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면 해발 3571m 높이의 스핑크스 전망대. 알프스산악의 진경을 볼 수 있는 멋진 곳이다.

 만약 오전 7시 25분 그린델발트 그룬트 역을 출발해 융프라우요흐에서 1시간 38분간 체류할 경우 돌아오는 시간은 오전 11시 35분. 오후 3시 55분 출발 시엔 오후 8시 5분 귀환한다.

 융프라우지역(스위스)에서 조성하 여행 전문기자 summer@donga.com
 


※여행정보
 
찾아가기: 융프라우지역 여행의 출발점은 호반마을 인터라켄. 철도역은 인터라켄 오스트(Interlaken Ost)다. 융프라우철도 VIP패스를 구입할 곳도 이 역이다. 역까지는 취리히 공항에서 2시간 20분, 제네바 공항에선 3시간이 걸린다. 파리 출발 테제베(TGV)도 하루 14편(5시간 30분 소요) 있다. 5월 1일부터는 취리히 공항 출발 전용버스도 운행(여름엔 오전 8시·겨울엔 오전 7시 출발)한다.


즐길거리: 한겨울이 더 다양하다. ◇스키=3개 스키장에 리프트는 총 45개. 7개 노선의 산악열차도 리프트 역할을 한다. 트레일 총연장은 220km. 피르스트 지역엔 650m 길이 장애물코스를 갖춘 스노파크, 800m의 스키크로스 파크도 운영 중. ◇눈썰매=다져진 트레일 총연장은 50km. 폭스런(4.5km)은 라우버호른∼벵엔, 8시간이 걸리는 세계 최장코스(15km)는 그린델발트에서 곤돌라로 오른 피르스트(2168m)에 있는데 파울호른 봉은 거기서 썰매로 내려가 2시간 30분가량 걸어 오른다. 썰매와 하이킹을 동시에 즐기는 코스다. ◇설원하이킹=총연장 100km. 세 자매 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융프라우지역의 파노라마 설경을 즐긴다. ◇장비 대여=렌터카 방식으로 운영하는 전문점 ‘인터스포츠(INTERSPORTS)’ 11곳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편리하다. www.jungfrau.ch/shop ◇스노펜(Snowpen) 에어콘서트: 폐장에 즈음해 매년 4월 클라이네샤이데크 설원에서 펼치는 야외 록 콘서트.

겨울VIP패스:
4월 17일까지. 융프라우요흐 티켓(1회 왕복)+무제한탑승 티켓+스포츠패스(리프트권)+선물바우처(8스위스프랑), 다양한 혜택 티켓으로 구성. ◇구매= 현지(융프라우지역 철도역)에서 할인쿠폰을 제시하면 할인가에 제공. 스위스패스 등 철도패스를 제시해도 할인해 주지만 VIP패스 구입이 더 유리. ◇가격(1스위스프랑 1194원)=1일(170스위스프랑·약 20만3000원)∼6일권(270스위스프랑·약 32만2400원), 스포츠패스(63∼291스위스프랑)는 무료 제공. ◇어린이 혜택=놀랄 정도다. 만 5세 이하 무료, 만 6∼15세는 하루든 6일이든 80스위스프랑(9만5520원). ◇할인쿠폰=홈페이지(www.jungfrau.co.kr)에서 신청, 우편·e메일로 받는다. 방문수령 가능. ◇한글정보=철도이용법, 여행후기, 전문여행사, 각종 혜택 등 유익한 정보가 홈페이지(www.jungfrau.co,kr)에 수록. ‘융프라우 철도여행 가이드’북(61쪽)에도 상세정보 수록(요청하면 쿠폰과 함께 우편 발송). 문의 02-756-7560(융프라우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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