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야, 유기견들의 울타리가 되어 주렴"
노트펫
입력 2017-01-31 14:07 수정 2017-01-31 14:08
반려견 순대, 취식 사건 그 이후
가해자 1명과 합의..합의금, 유기견센터 울타리 설치키로
나머자 가해자들엔 검찰 처분만 기다려
작년 12월 이웃에 의해 취식을 당한 불테리어 순대의 견주가 유기견센터 유기견들을 위해 울타리를 설치해 주기로 했다.
사건 조사는 마음과 달리 더딘 가운데 견주의 마음 씀씀이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순대 견주 한정우씨는 설 전 가해자 가운데 한 명과 합의했다.
총 가해자 5명 중 유일하게 정우씨의 집을 꾸준히 찾아와 잘못을 인정한 사람이었다.
마음이 온전히 풀어지지는 않았으나 진정성을 믿고 합의를 해주기로 했다.
그리곤 그 가해자가 낸 합의금을 어떻게 쓸까 하다가 유기견들을 위해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기부할 곳을 찾다가 경기도 시흥의 한 유기견센터에 울타리를 쳐주기로 했다.
시흥의 유기견센터가 위치한 곳은 지역이 낙후된 데다 개장수들이 오가면서 유기견들이 식용으로 희생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순대가 살아 있었더라면 맞이했을 두번째 생일날이던 지난 28일, 집 마당 나무 아래 묻은 순대에게도 이 뜻을 전했다.
정우씨는 "내가 번 것도 아니고, 나쁜 돈이면서 가슴 아픈 돈"이라며 "갖고 있는 것보다 보다 뜻이 있는 곳에 사용하는 것이 순대를 위해서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울타리 설치 작업은 생업 때문에 주말에만 하고, 2월 안에는 마무리된다. 어이없게 희생된 순대가 유기견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된다.
나머지 가해자 4명에 대해서는 검찰의 조사가 여전히 진행중이다.
정우씨는 "나머지 4명과는 연락이 전혀 없는 상태"라면서 "검찰 조사 만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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